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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올라도 너무 오른다
  • 이병문
  • 등록 2007-05-23 10: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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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금낮춰 운전자 부담 줄여줘야
요즘 기름값 오르는 걸 보면 정말 장난이 아니다. 연일 사상 최고를 기록중이라 자동차를 운전하는 소비자들에게 고통으로까지 작용하고 있다. 오죽하면 많은 사람들이 이번 대선에서는 기름값 잡는 사람을 뽑겠다고 말하겠는가.

기름값 상승세는 국제유가 상승과 달러/원환율 하락에 따른 것이지만 무엇보다 세금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외환위기 당시 올린 교통세를 낮춰 운전자들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98년 구조조정 재원 마련 차원에서 휘발유와 경유 등에 부과하는 교통세를 대폭 올린 이후 이를 10년 가까이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유류부문에서 거둬들이는 교통세는 연간 총 23조원에 달한다. 정부는 세수 확보가 쉽다는 점에서 교통세 인하를 외면하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상황아래서는 운전자들만 '봉'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교통세 인상 당시의 국제유가는 배럴당 20달러이하의 낮은 수준이었다. 국제유가가 최근 60달러대로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 과도한 유류세 거두기는 문제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휘발유 ℓ당 1,532.98원(4월말 기준)에는 공장도 가격 600.62원에 526원의 교통세와 78.90원의 교육세(교통세의 15%), 139.39원의 주행세(교통세의 26.5%), 134.49원의 부가세(공장도 가격과 세금 합계의 10%)가 부과된 뒤 평균 53.58원의 유통 마진까지 붙어 있다. 결국 국민들은 600원짜리 제품을 900원 가까운 세금을 낸 뒤 사고 있는 셈이다.

국내 자동차 운전자들이 휘발유 1ℓ를 사용할 때 내는 세금을 외국과 비교하더라도 미국의 7배, 일본의 2배나 된다. 소득 수준을 감안할 경우 세금 부담은 미국의 25배, 일본의 4.4배로 정부가 과도한 세금을 물리고 있음이 증명된다.

과도한 유류세는 환란 당시 정부의 행정 편의주의에서 비롯됐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정부는 98년 1월 휘발유에 붙는 교통세를 ℓ당 414원에서 455원으로 올린 데 이어 같은 해 5월 다시 591원으로 대폭 인상했다. 이어 9월엔 691원으로 높였다. 환란 전 ℓ당 800원 수준이던 휘발유 가격이 이 때부터 1천200원선을 넘나들게 됐다.

당시 원ㆍ달러 환율이 2천원선까지 급등했다가 연말에 1천200원대로 내려 앉은 점을 감안하면 기름값은 내려야 했다. 그럼에도 정부가 교통세를 올린 것은 금융 및 기업 구조개혁을 지원하는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세수 확보의 성격이 강했다. 국가 부도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대의 명분 앞에 운전자들이 희생양이 된 것이다.

재정경제부는 당시 국제수지 등을 감안할 때 휘발유 가격을 1천200~1천300원 수준으로 계속 유지해야 한다며 휘발유 가격이 이를 넘을 경우 세금을 낮춰 운전자들의 부담을 줄여 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환란 극복 차원에서 대거 인상했던 교통세를 이후 거의 내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교통세는 98년 ℓ당 691원에서 현재 600원대로 다소 하락했지만, 외환위기 이전 수준인 400원대보단 턱없이 높은 수준이다.

정부가 스스로 밝혔던 바람직한 휘발유 가격 수준인 1천200~1천300원대에 맞추기 위해서도 교통세를 낮춰 운전자들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정부가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해 할 첫번째 일이다. OECD 기준으로 볼 때도 국내 유류세금 부담은 지나치게 높아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라도 세금을 낮출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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