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정몽구 회장 구속이라는 최악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서 현대차그룹 앞날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정 회장 공백을 누가 메우겠느냐. 정 회장 없는 현대차는 고장난 자동차와 다름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구속으로 가장 염려되는 문제점으로 △국외사업 차질 △의사결정 지연 △리더십 부재에 따른 혼란 등을 꼽고 있다.
현대차는 "예산 집행을 비롯한 일상적인 경영은 전문경영인 결정에 따라 이뤄지지만 국외 공장 신ㆍ증설이나 신기술 개발, 신차 프로젝트 같은 그룹 명운을 걸어야 하는 핵심사업은 모두 정몽구 회장 결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몽구 회장 구속으로 현대ㆍ기아차가 명운을 걸고 추진하는 국외사업은 사실상 '올스톱'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특히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무한경쟁에 돌입한 상황에서 현대차그룹 국외사업이 차질을 빚는다면 2010년 '글로벌 톱5'라는 청사진은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는분석이다.
이에 따라 대외신인도 하락이 불가피하며 자동차 판매 감소로 이어져 현대차 앞날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우게 된다.
실제로 지난달 26일 현대차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된 후 이달 말과 다음달 중순께로 예정돼 있던 기아차 미국 조지아공장과 현대차 체코 공장 착공식이 각각 연기됐다.
지리 파루벡 체코 총리가 현대차 체코공장 계약을 마무리하기 위해 다음주께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지만 계약 당사자인 정몽구 회장 부재 상황에서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기아차도 동남아시장 개척을 위해 이 지역 국가 가운데 한 곳에 CKD(현지 조립생산) 공장을 건립하는 계획을 추진했다. 하지만 28일 계획 자체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도 올해 말 완공이 불투명해졌다.
이번 사태로 이미 미국과 중국 등 외국 딜러들도 크게 동요하고 있어 국외 판매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검찰수사를 계기로 주문 취소나 가격 인하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검찰수사 후 지난 24일까지 미국 판매량이 1만9천242대로 전달 대비 9% 떨어졌다.
현대차는 원화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영업이익률도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내수시장 점유율이 49.5%로 6개월 만에 50% 아래로 떨어지는 등 내수시장에서도 차 판매가 줄어드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다른 현대차 관계자는 "경영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적 판단과 결정 그리고 이를 실행하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리더십이다. 정 회장 부재시 당분간 경영을 챙길 수 없게 돼 투자 시기 등을 놓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특히 수출 위주인자동차 부문에 집중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정 회장 구속으로 인해 고유가, 환율 급락, 원자재가 급등 등 대외 경영환경 악화와 맞물려 그룹 전체에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