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품단가 인하-임금동결 등 강경책 배경에 궁금증
최근 현대차와 기아차가 경영위기 타개를 위해 부품단가 인하와 임금동결 등 강경책을 잇따라 내놓자 "실제 경영여건이 얼마나 나빠졌을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순히 잘나가던 실적이 둔화돼 엄살을 떠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중대기로에 놓인 것인지 궁금증은 불거지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단 현대ㆍ기아차 모두 경영악화가 심각하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회사 내부적으로는 충분히 비상경영을 선포할 정도로 위기감을 느낄 수 있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특히 순현금이 급감하는 것이 주목되는 부분이다. 순현금이란 기업의 현금성 자산에서 차입금을 빼고 남은 돈을 말한다. 가계를 예로들면 예금통장 금액에서 대출통장 금액을 뺀 금액이다. 자동차업종은 3∼4년후를 내다보고 지속적인 재투자를 해야하는 상황이어서 순현금 보유는 더욱 중요하다.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기준 순현금이 3조8천300억원으로 2004년말보다 1천900억원 정도 감소했다.
기아차의 순현금 적립은 커녕 순현금의 마이너스 개념인 순차입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이다. 가계로 치면 마이너스 대출이 엄청나게 발생한 것이다.
기아차는 지난 2004년말에는 순차입금이 1천300억원이었지만 지난해말에는 9천300억원으로 증가해 경영악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최근 경영위기는 단순히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실적 감소 문제가 아니라 순현금 비중 감소에 포인트가 있는 것이다. 특히 현대차 보다 기아차는 투자를 위한 적금통장을 엄청나게 까먹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는 올해 순현금 비중이 다소 높아질 수 있지만 기아차는 순차입금이 1조원대를 초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악화의 가장 큰 배경은 환율하락이다. 특히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지 않으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영개선은 '백약이 무효'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하락이 유독 악재로 작용하는 자동차업종 특성상 원/달러 환율이 950원 밑으로는 밀리지 않아야 부품단가 인하와 임금동결 효과 등 경영개선이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경영악화 우려에도 불구, 현대차와 기아차 장래는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환율이 안정되고 위기경영이 효과를 발휘하면 별 문제가 없다는 것.
현대차는 미국 앨러배마 공장의 본격 가동과 그랜저TG 판매량 확대가, 기아차는 카렌스 후속모델 판매증진과 10월 슬로바키아 공장 가동이 긍정적이다.
그러나 오는 5월 생산직 노조와의 임금협상에서 장기파업 등 돌발변수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