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업체들이 친환경 수성페인트를 본격 사용하기 시작했다.
건축에서 가장 먼저 쓰기 시작한 친환경 페인트는 휴대폰과 첨단 정보기술(IT)기기를 거쳐 자동차용까지 본격 확산되는 추세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말 아산공장 도장 설비를 수성페인트용으로 교체하는 설비작업을 완료했다.
앞으로 나올 그랜저TG와 NF쏘나타의 섀시(차체) 작업에서 이미 수성페인트로 도장처리를 하는 등 한발 앞서나가고 있다.
아반떼와 라비타 등 현대ㆍ기아차에서 생산되는 승용차의 외장을 오는 2008년까지 모두 수성페인트로 마감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과 GM대우 등 다른 자동차메이커들도 수성페인트 채택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
기존 유기용제 페인트는 점성이 있는 기름으로 돼 있어 착상이 쉽고, 온도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아 도장작업이 수월하다.
그러나 각종 유해물질이 환경과 인체에 해를 끼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럽연합(EU) 등에선 이미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반면에 수성페인트는 도장 작업 과정에서 납 등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 게다가 유기용제 페인트에 비해 외관이 미려하고 색상품질도 뛰어난 장점도 있다.
자동차업계의 친환경 페인트 사용은 건강과 환경문제에 예민한 현대인들의 소비패턴을 만족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특히 유럽지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들은 오는 2007년까지 수성페인트 사용이 의무화되기 때문이다.
포르쉐 BMW 아우디 등 귀에 익은 대부분의 유럽 명차들은 이미 수성페인트를 채택하고 있다. 다만 수성페인트는 건조에 시간이 걸려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자동차업체들이 수성페인트를 본격 사용하기 시작함에 따라 수성페인트 시장도 엄청나게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수성페인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페인트업체간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자동차용 수성페인트는 한번 칠한 색상이 얼마나 오래 가느냐 하는 기술력이 관건이다. 또 빠른 건조를 위한 열풍건조 설비를 따로 갖추고 페인트를 담는 대형그릇도 스테인리스 설비로 바꿔야 한다.
KCC는 10년간 연구 끝에 최근 자동차용 수성페인트 개발에 성공했다. KCC측은 7년간 계속 태양열을 쪼이는 것과 같은 혹독한 시험을 통과해 페인트 품질을 검증받았다고 밝혔다.
다른 페인트업체들도 자동차용 수성페인트 시장 개척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제비표 페인트로 유명한 건설화학공업에선 자회사인 'KDK'를 통해 일본 간사이페인트를 수입해 기아차 등에 납품하고 있다.
노루표 페인트인 'DPI' 역시 시장 선점을 위해 일본 니혼페인트를 수입해 국내거래처를 뚫고 있다.
자동차 외장용 도료는 이처럼 수성페인트로 교체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인체에 직접 영향을 주는 자동차 내부용 페인트는 아직 수성페인트가 보편화되지 못해 기술 개발이 시급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