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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카풀 대타협기구 합의안 “갈 길 멀다”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9-03-09 15:3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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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루뭉술한 합의내용, 실무 기구 논의 통해 윤곽 드러날 듯


▲ 서울개인택시조합은 8일 오후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카풀 합의안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우여곡절 끝에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두루뭉술한 계획만 담긴 합의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정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는 지난 7일 ▲평일 오전 7~9시, 오후 6~8시 출퇴근시간대 카풀 서비스 허용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 출시 ▲택시 노동자의 월급제 시행 ▲초고령 운전자 개인택시 감차 ▲승차거부 근절 등의 내용이 담긴 합의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두루뭉술한 계획만 담긴 합의내용에 혼란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우선, 올 상반기 출시될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에 대한 개념조차 모호하다. 이에 대해 전현희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은 “우버형 택시와 같은 플랫폼 택시로, 승차 거부를 없게 하는 것”이라며 “여성 전용, 반려견 운송 같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탄력적 요금 운영 등 규제가 풀리는 택시로 보면 된다”고 방향성을 밝혔다.


기존 택시영업에 플랫폼 서비스를 얹어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인데, 구체적인 형태는 향후 실무 협의체의 논의를 통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택시 규제 혁신을 밝힌 만큼 사회적 합의에 따라 합승이 합법화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카풀 서비스 대상이 일반 자가용에서 영업용 택시로 바뀐다고 해도 플랫폼업계 입장에서는 수수료 등 수익 구조가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초고령 운전자의 개인택시 감차방안도 합의했지만 초고령의 기준은 정해지지 않았다. 노인 연령 연장 및 구분에 대한 논의와 관련, 사회복지제도 개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초고령의 선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노인 기준인 만 65세 이상은 개인택시 면허 보유자 16만3000여명 가운데 35%에 달하는 5만6000여명이다.


국토부는 초고령 운전자의 개인택시 면허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입대금을 연금형식으로 지급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다만, 이에 따라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어서 앞으로 어느 선에서 구체적으로 결정할지는 더 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택시기사 완전월급제 도입도 필요한 재원 마련이 숙제다. 법인택시기사들은 하루 12시간 장시간 노동을 하면서도 월 200만원 정도의 수입 밖에 못 올리는 열악한 실정으로 택시서비스 향상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 법인택시 절반가량은 기사가 없어 차고지에 서 있는 형편이다.


개인택시 감차방안과 택시노동자 월급제 도입은 결국 ‘돈’ 문제다. 하지만 정부나 지자체가 직접 예산을 들여 지원하는 방식이라면, ‘혈세 낭비’라는 국민의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장기간 협의를 통해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합의안은 또 택시업계는 승차거부 근절 등 친절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이미 수차례 택시 서비스 질 개선을 위한 시도가 매번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던 만큼 이번엔 택시업계의 구체적인 이행이 어떻게 진행될지가 큰 관심이다.


이번 합의 과정에서 빠진 다른 카풀 업체들의 합의안 수용 여부도 주목된다. 이번 합의에서 택시업계는 노사 4개 대표단체가 참여했지만 IT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만 참여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업계 대표로 참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공유차량 업계에 강제성을 부여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풀러스 등 다른 카풀·승차공유 업체는 이미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이번 합의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쏘카의 이재웅 대표는 이번 합의에 대해 “법에서 허용되어 있는 카풀을 금지하는 식으로 타협하는 것은 나쁜 선례로 남을 수 있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택시업계의 갈등의 불씨도 남아 있다. 조합원이 5만명에 달하는 서울개인택시조합은 8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대타협기구의 합의안을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서울개인택시조합은 “영리 목적의 불법 자가용 영업에 면죄부를 줄 수 있는 합의문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사회적 대타협기구에 참여한 택시 4단체와는 같이 할 수 없으며 독자 노선을 걷겠다”고 밝혔다.


택시·카풀 대타협기구의 합의는 카풀과 택시산업의 방향성을 정했지만, 자세한 서비스와 제도 개선은 앞으로 지켜봐야 한다. 일각에서는 대타협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카카오 모빌리티는 임시 중단했던 카풀 서비스를 언제 다시 시작할지, 어떤 방식으로 서비스할지 등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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