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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부정수급 개선으로 국민 보험료 부담 3% 낮춘다
  • 하목형 기자
  • 등록 2025-02-26 09:3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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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후치료비 제도화 및 경상환자 장기치료 서류 제출 의무화로 합리적 보상체계 구축
  • 청년층·배우자 무사고 경력 인정 확대로 사회초년생 보험료 부담 완화
  • 마약·약물 운전 할증제 도입 및 보험사기 정비업자 등록취소 등 처벌 강화

국토교통부(장관 박상우)와 금융위원회(위원장 김병환), 금융감독원(원장 이복현)은 국민의 자동차보험료 부담 완화와 사고 피해자에 대한 적정 배상을 지원하기 위한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개선 대책」을 마련하고 후속 조치를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국민의 자동차보험료 부담 완화와 사고 피해자에 대한 적정 배상을 지원하기 위한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개선 대책」을 마련하고 후속 조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자동차보험은 사고 피해자의 보호를 위해 피해자의 치료를 최대한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이지만, 그동안 이를 악용한 부정수급, 보험사기 및 과도한 합의금 지급 등의 문제가 지속되어 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6일 발표에서 2023년 한 해 동안 6.5만 명이 연루된 5,476억원의 자동차보험 사기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특히 과잉진료와 장기치료로 인해 관절·근육의 긴장·삠(염좌) 등 진단을 받은 경상환자에게 지급되는 치료비가 문제로 지적됐다. 이 치료비는 최근 6년간 연평균 증가율이 중상환자(연 3.5%)의 경우보다 2.5배 이상 높은 9%를 기록했으며, 2023년 한 해에만 약 1.3조원에 달했다.


보험사들은 조기 합의를 위해 제도적 근거 없이 향후치료비를 관행적으로 지급해 왔다. 이는 치료 종결 이후 장래 발생이 예상되는 추가 치료에 대해 사전에 지급하는 치료비를 말한다. 


2023년 기준 그 규모가 실제 치료비보다 많은 1.4조원에 달했으며, 이로 인해 2,400만 명 이상 가입자의 보험료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 5월 감사원 감사에서도 근거 없는 합의금 과도 지급 및 다른 보험과의 중복수급 문제가 지적된 바 있다.


실제 자동차보험 과잉 장기 치료 사례를 보면, 차량수리가 필요 없는 경미한 후미추돌 사고 피해 운전자가 350만원 상당의 58회 통원치료를 받거나, 끼어들기로 인한 비접촉 사고에서 피해 운전자가 근육 긴장이나 염좌 진단으로 202회 통원치료를 받아 1,340만원 상당의 치료비가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 


또한 사이드미러 접촉사고 운전자가 척추 염좌(12급 경상) 진단으로 2주 입원 후 6개월 통원치료를 통해 치료비 500만원과 합의금 300만원을 수령한 사례도 있었다.


한편, 그간 가족의 자동차보험으로 안전하게 운전한 배우자나 자녀가 본인 명의의 자동차보험 가입 시 그동안의 운전경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문제와 함께, 마약·약물 운전 등 중대 교통법규 위반자의 보험료 할증 체계 부재 및 지급보증 절차의 전자화 등에 대한 제도개선 요구도 있었다.


이에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은 지난해 12월 16일 제5차 보험개혁회의를 열고 소비자, 보험 관련 학계, 연구기관, 업계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세 가지 방향의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은 지난해 12월 16일 제5차 보험개혁회의를 열고 소비자, 보험 관련 학계, 연구기관, 업계 등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세 가지 방향의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첫째, 자동차 사고 피해 정도에 맞는 적정 배상 체계를 마련한다. 그간 자동차보험 약관 등의 근거 없이 관행으로 지급하던 향후치료비는 장래 치료 필요성이 높은 중상환자(상해등급 1~11급)에 한하여 지급하도록 향후치료비에 대한 지급 근거를 마련하고 기준을 명확히 한다.


관절·근육의 긴장·삠(염좌) 등 진단을 받은 경상환자(상해등급 12~14급)의 경우 통상 치료기간(8주)을 초과하는 장기 치료를 희망할 때 보험사가 치료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진료기록부 등 추가 서류를 제출하는 절차를 마련한다. 


산재보험은 염좌에 대해 요양기간을 6주 범위로, 대한의사협회는 진단서 작성·교부 지침에 따라 긴장·염좌의 치료기간을 4주 이내로 규정하고 있으며, 현재 자동차보험 적용 경상환자의 90%가 상해일로부터 8주 이내에 치료를 완료하고 있다.


보험사는 추가 서류를 검토하여 통상의 치료기간을 초과하여 치료할 당위성이 낮다고 판단하는 경우 해당 환자에게 지급보증 중지계획을 서면으로 안내하며, 환자가 보험사의 계획에 동의하지 않거나 분쟁이 생긴 경우 이를 중립·객관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기구와 절차를 마련한다. 이를 위해 의학적, 공학적 측면을 포함한 조정기준을 마련하고 공개할 예정이다.


둘째, 자동차보험에 관한 불건전 행위를 예방하고 처벌을 강화한다. 향후치료비를 수령하는 경우 건강보험 등 다른 보험으로 동일 증상에 대해 중복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보험사가 안내하도록 하고, 타 보험 관련 기관의 중복수급 탐지를 위한 지원도 함께 추진한다.


보험사기와 관련하여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된 정비업자에 대해서는 현재 사업 정지에서 유사 입법례 수준인 사업 등록 취소로 행정처분을 강화한다. 


아울러 중대 교통법규 위반을 예방하고 국민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마약·약물 운전에 대해서도 음주운전 등 다른 중대 교통법규 위반과 마찬가지로 보험료 할증 기준(20%)을 마련하고, 마약·약물 운전, 무면허, 뺑소니 차량 동승자에 대해서도 음주 운전 차량 동승자와 같이 보상금을 40% 감액하여 지급하기로 했다.


셋째, 보험료 산정 요율, 지급보증 절차 등 자동차보험의 세부 운영 방식도 현실에 맞게 개선한다. 


취업·결혼 등으로 독립하여 처음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사회초년생 자녀의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부모의 보험으로 운전한 청년층(19~34세 이하) 자녀의 무사고 경력을 신규로 인정하고, 배우자도 운전자한정특약 종류와 무관하게 무사고 경력을 최대 3년 인정한다. 현재는 배우자가 '부부한정특약'으로 운전한 경우에만 무사고경력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관리법」상 품질인증부품이 OEM 부품과 동급으로 인정된 만큼, 차량 수리 시 사용 가능한 신부품의 범위에 품질인증부품을 포함하도록 자동차보험 약관에 명시함으로써 OEM 부품 중심의 고비용 수리구조를 개선할 예정이다. 품질인증부품은 자동차제작사가 제조한 OEM부품과 성능·품질이 동일·유사한 부품으로 국토부가 지정한 인증기관에서 심사하여 인증한 부품이다.


자동차 사고로 치료를 받는 환자의 편의를 높이고 의료기관의 진료 행정을 효율화하기 위해 "의료기관이 보험사에 유선 연락 → 보험사는 지급보증서를 FAX 송부"하는 현재의 지급보증 절차를 전자적으로 처리하는 시스템 도입도 추진한다. 


아울러 자동차 의무보험에 대한 회계처리 결과를 매년 국토부에 제출하도록 하고 가입자·피보험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경우 보고 의무를 신설하여 자동차 의무보험의 체계적인 관리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개선 대책의 주요 내용인 향후치료비 지급 근거 마련과 경상환자의 장기 치료 추가 서류 제출은 관계 법령, 약관 등 개정을 연내 완료할 계획이며, 그 외 무사고 경력 인정 확대, 전자 지급보증 등은 금년 상반기 내 후속조치를 완료하여 시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보상금 지급이 감소되어 개인의 자동차 보험료가 약 3% 내외 인하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험개발원은 추정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백원국 차관은 "이번 개선 방안을 통해 자동차보험 운용 질서를 합리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자동차보험 가입자의 부담은 낮추면서 사고 피해자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투명하고 건전한 자동차보험 체계를 구축하면서도 사고 피해자가 적정 수준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관계기관, 보험업계, 소비자단체 등과 소통하며 자동차보험의 사회보장 기능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김소영 부위원장은 "이번 개선방안을 통해 불필요한 자동차 보험금 누수의 문제가 개선될 것이라 기대한다"면서, "제도개선이 보험계약자의 편익으로 직결될 수 있도록 금융감독원과 함께 보험회사의 부당한 보험금 지급거절이나 보험료 조정의 합리성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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