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밴의 주력이었던 9인승이 '찬밥' 신세로 전락하고, 11인승 밴이 뜨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형 스타렉스의 경우 2002년만 해도 63%가 9인승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2%로 급격히 감소했다. 반면 2002년 11~12인승은 2002년 21%에서 지난해 45%로 크게 상승했다.
기아의 9인승 뉴카니발의 경우 지난해 판매가 5천529대에 머물렀지만, 11인승 그랜드 카니발은 1만4천181대가 팔려 2.6배가량 인기가 더 높다. 올해 4월까지도 뉴카니발은 1천304대, 그랜드 카니발은 5천143대가 각각 판매돼 차이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쌍용차의 로디우스도 마찬가지. 지난해 로디우스 판매대수(2천919대)에서 11인승이 96%를 차지했다.
이처럼 밴 시장에서 11인승의 압도적인 우위는 7~10인승 차량에 부과되는 자동차세가 내년부터 크게 인상되기 때문이다.
7~10인승 차량은 2004년까지만 해도 승합차로 간주돼 자동차세가 6만5천원이었지만, 올해까지 단계적으로 올라 2008년에는 일반 승용차 기준에 따라 자동차세를 내야한다.
9인승 카니발(2900㏄)의 경우 지난해에는 28만8천원, 올해는 41만5천원의 자동차세를 내면 됐지만 내년에는 대형차 수준의 자동차세인 82만9천원 가량을 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니밴 구입자는 대부분 자영업자여서 세금인상에 아주 민감하다"며 "세금 인상 조치로 9인승 미니밴은 시장에서 점차 입지를 잃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현대차가 선보인 그랜드 스타렉스는 아예 9인승 모델은 없이 11인승과 12인승(3, 5인승 밴 제외)만 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