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사 피로 심하고 안전문제로 운행기피…수입도 별로
|
전국 처음으로 성남시에 도입된 경차택시가 시범운행을 한 지 한 달이 조금 지났다.
9일 성남시 및 택시업계에 따르면 성남시 관내 택시업체 22개사에 1대씩 배치돼 지난 2월24일부터 첫 운행을 시작한 1000㏄ 미만의 경차택시(기아차 모닝)는 기본요금이 1800원이고 주행요금은 187m당 100원으로, 중형택시(기본요금 2300원, 주행요금 144m당 100원)의 77.7% 수준이다.
여기에 경차택시는 연간 탄소배출량이 37% 감소되고 중형택시보다 연간 연료비 450만 7000원 절약되는 등 기존 택시에 비해 긍정적인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일단 기존 택시요금에 비해 저렴한 경차택시 요금에 시민들은 긍정적인 반응이다. 차 크기가 작다고 해서 크게 불편한 것도 없으며 요금이 저렴해서 좋다는 것이다.
하지만 뒷좌석 공간이 좁다 보니 덩치가 큰 손님들은 무릎이 앞좌석까지 닿아 불편을 호소했다. 또 경차다 보니 기존 택시에 비해 위험성을 느끼는 손님들이 많다는 것이 기사들의 이야기다.
일부 택시업체들은 경차의 위험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수석 에어백을 설치했다. 하지만 22곳 업체들이 모두 설치한 것은 아니다. 성남시는 시범운행을 좀 더 지켜보고 안전성에 대한 기준제시를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택시기사들은 승차감이 많이 떨어져 쉽게 피로를 느끼게 된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운전에 대한 주의력이 떨어져 사고위험이 높다고 지적한다.
또 LPG가 적게 들어간다고 하지만 오르막길이 많은 성남에서는 경차가 힘들게 올라가기 때문에 연비효율성이 생각보다 크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특히 기사들의 최대관심사인 수입은 손님들이 많이 탑승해도 저렴한 요금 탓에 일반택시보다 돈벌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택시업체 입장도 기사들과 비슷했다. 경차택시가 충분히 경제력이 있으나 지금처럼 값 싼 요금으로 일정 소득에 도달하기에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꾸준히 경차택시를 운영해야 할 상황이 온다면 성남시 측의 보조금 또는 LPG 가격 조절 등의 조건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지 않으면 택시회사들 입장에서는 경차택시를 운영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 실제로 시범운행 초기 하루 2교대로 쉴새 없이 운행되던 경차택시는 최근 들어 기사 한 명이 10시간 안팎을 운행한 뒤 차고에 세워두고 있으며 일부 회사에선 아예 경차택시를 세워두고 있다.
성남시는 적어도 6개월 이상의 시범운행을 거쳐야만 전체적인 진단이 끝나 이에 따른 정책 등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