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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택시 춘추전국시대…최후 승자는?
  • 이명철 기자
  • 등록 2020-12-14 14:5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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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버도 내달부터 서비스…10여개 브랜드 경쟁 갈수록 뜨겁다

우버가 서울시에 제출한 가맹택시 ‘우버택시’ 사업 관련 디자인. (사진=서울시)

국내 가맹택시 시장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이미 10여 개에 달하는 브랜드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가맹택시 시장에 진출할 업체들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당분간은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치열한 출혈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택시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맹택시 시장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블루’가 독점하고 있으며 KST모빌리티의 ‘마카롱택시’가 뒤쫓는 구도다. 최근엔 코나투스의 ‘반반택시 그린’, VCNC의 ‘타다 라이트’가 뛰어들었고,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 우버가 다음 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우버는 서울에서 ‘우버택시’(Uber Taxi)라는 브랜드로 다음 달부터 법인택시 1개사(77대)와 개인택시 502대 등 총 579대로 가맹택시 서비스를 시작한다. 목적지 미표시(자동 배차)로 승객을 골라 태우지 못한다. 오는 4월 정식 서비스 출시 전까지 부가서비스 요금은 따로 받지 않을 예정이다. 

 

우버는 2013년 8월 서울에 진출해 일반 자가용 차량과 렌터카 운전자 호출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으로 기소돼 2015년 중단했다. 이후 우버는 고급택시 서비스인 우버블랙, 중형택시 호출 중개 서비스만 유지해 오다 이번에 가맹택시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현재 국내 가맹택시의 선두주자는 가맹택시 1호 사업자인 ‘카카오T 블루’다. ‘카카오T 블루’는 최근 가맹택시 수를 1만3000대까지 확대했다. 서비스 지역도 크게 늘려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울산, 세종 등 전국 30여개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T 블루’를 뒤쫒고 있는 ‘마카롱택시’는 1만여 대의 가맹택시를 확보하고 서울, 대구, 울산, 제주와 경기도 부천, 수원, 오산, 화성, 의정부 등 10여개 지역에서 운행 중이다. 

 

‘마카롱택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근 지역특화형 택시호출 앱 ‘티원택시’ 운영사인 티원모빌리티와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티원모빌리티는 용인시, 진주시, 김포시, 통영시 등에서 전화콜 연동형 지역 앱 택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10월 전주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반반택시 그린’은 최근 서비스지역을 서울과 부천지역으로 확대했다. 각각 300대가 넘는 규모로, 전주 지역까지 더하면 전국 1000대 규모로 올라섰다. 

 

‘타다 라이트’는 10월28일 서울에 이어 이달 7일부터 부산에서 시범 운행을 시작했다. ‘타다 라이트’는 내년 말까지 가맹택시를 1만대까지 늘리고, 서비스 지역도 서울, 부산 이외에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타다 라이트’ 운영사인 VCNC는 지난 3월 여객자동차법 개정안 통과로 주력 사업이었던 ‘타다 베이직(11인승 렌터카 호출 서비스)’을 접었다. 대신 중형택시 기반 가맹택시 사업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전국 브랜드는 아니지만 지역특화형 가맹택시도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서울의 국내 교통 결제서비스 1위 사업자 ㈜티머니가 서울택시조합, 서울개인택시조합과 손잡고 선보인 ‘티머니onda’는 1년전 4000여대로 출발했으나 1만여대로 늘어났다.

 

79개 법인택시가 소속된 광주택시조합은 지난 9월 카카오 T블루의 독점 문제가 불거지자 자체 브랜드인 ‘리본택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52개 법인 택시회사 소속 2000여대의 택시가 ‘리본택시’에 가입돼 있다.

 

앞으로 나올 가맹택시도 적지 않아 이들이 가세한다면 가맹택시 시장은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할 전망이다.

 

국내 전화콜택시 업계 1위인 나비콜은 모바일 택시호출 앱이 나온 후 위축된 사업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가맹택시로 전환을 결정했다. 현재 나비콜을 쓰는 택시는 서울 5000대, 대구 3000대 가량이다. 나비콜은 이 중 500대 이상을 가맹택시로 모았다. 나비콜은 조만간 서울부터 출시할 예정이다. 

 

플랫폼 기업들이 앞다퉈 가맹택시 시장에 진입하는 이유는 위험부담이 적고 빠른 기간 내에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여객자동차법 개정으로 플랫폼 기반 모빌리티 사업을 합법적으로 하는 방법은 ▲플랫폼 운송사업(Type1) ▲플랫폼 가맹사업(Type2) ▲플랫폼 중개사업(Type3) 3가지다.

 

이중 플랫폼 운송사업은 요금, 외관 등 기존 규제를 전혀 받지 않는 모델로 주목받았다. 문제는 가맹택시에 비해 사업성이 밝지 않다. 매출액의 5% 또는 운행 횟수당 800원, 대당 월정액 40만원 중 한 가지 방식을 택해 기여금을 내야 하며, 기존 택시에 주어지던 유가보조금, 부가세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없다. 

 

반면 가맹사업은 기존 택시를 활용하면 된다. 택시면허를 살 필요도 없다. 외부 도색(랩핑) 비용과 앱미터기 설치, 기사 교육 등 일부 비용이 발생하나 새로 차를 사는 것에 비하면 별거 아니다. 또 일반 택시처럼 배회·호출영업 모두 가능하다. 

 

이렇다보니 현재까지 일부 초기 스타트업을 제외하고는 플랫폼 운송사업에 적극적인 기업이 별로 없다. 모빌리티업계의 한 관계자는 “플랫폼 운송사업은 불확실성이 높은데다 택시와 기본적으로 경쟁이 안 되는 구조”라고 밝혔다. 

 

물론 가맹택시 시장 경쟁이 쉬운 것은 아니다. 일반 프랜차이즈 사업은 가맹본점이 손님을 모아준다. 브랜드 파워가 세고 자본력도 갖춘 본사가 마케팅을 통해 가맹점 매출을 올려주는 방식이지만 택시 시장은 다르다. 

 

길에서 몇 분만 기다리면 택시가 오는데, 가맹택시를 타겠다고 기다릴 고객층이 두텁지 않다. 현재 택시중개 앱과 가맹택시 시장을 모두 장악한 카카오모빌리티 정도를 제외하고는 가맹비로 수익내기가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가맹택시들 입장에서는 일단 시장 전체를 장악해 1위 플랫폼 사업자로 올라서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쌓인 데이터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른 방식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고, 해외나 다른 시장에 진출할 수도 있다.

 

가맹택시 확대와 함께 택시 서비스 품질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택시를 잡기 쉬운 지역이라 해도 불친절이나 요금 시비 등 기존 택시 시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택시 이용 패턴이 호출로 바뀌며 양질의 택시 서비스 발전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가맹택시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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