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한미FTA 자동차협상 '팽팽'
  • 신제현 기자
  • 등록 2007-03-27 23:48:26

기사수정
  • 美 "배기량 기준 세제철폐" vs 韓 "관세 즉시철폐"
<배기량 기준 세제와 관세 철폐 `빅딜` 가능성도>

지난 12일 웬디 커틀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미국측 협상대표는 "미국은 한국에 연간 4천대의 자동차밖에 못 파는데 한국은 미국에 80만대를 판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미국에 매년 엄청난 양의 자동차를 팔고 있으면서 정작 미국은 한국의 세제때문에 몇 대 팔지도 못하고 손해만 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업체측의 한국에 대한 불만을 대변한 말이다.

그래서일까? 8차까지 가는 협상을 벌였음에도 자동차 분야는 한·미 FTA의 풀기 어려운 숙제로 남아 결국 고위급 회담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양측이 충돌하고있는 쟁점들이 어느 한쪽도 양보할 수 없는 사안들이어서 고위급 회담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 美 "배기량 기준 자동차 세제 개편" vs 韓 "관세 즉시 철폐"

한·미 FTA 자동차 분야의 핵심 쟁점은 배기량 기준 자동차 세제와 관세철폐다.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 세제는 구입시 부과되는 특별소비세와 자동차세, 지하철 공채로 구성돼있다.

이 중 특소세는 배기량 800cc 미만은 면제, 2000cc 미만 5%, 2000cc 초과 10%이며 자동차세는 800cc 이하는 cc당 80원, 1000cc 이하 100원, 1500cc 이하 140원, 2000cc 이하 200원, 2000cc 초과 220원씩 부과된다. 즉 자동차 세제가 배기량을 기준으로 설정돼 있는 셈이다.

미국측은 수출품목 중 배기량이 큰 자동차가 많은 만큼 한국의 배기량 기준 세제로 인해 그만큼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을 불리한 요인으로 꼽고있다. 따라서 한국측의 배기량 기준 세제는 철폐돼야 한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는 미국측의 요구대로 배기량 기준 세제를 철폐할 경우 연간 4조원 이상의 재정 손실이 발생한다고 추산하고 있다. 산업자원부도 배기량 기준의 세제까지 없어지면 미국산 차량의 가격이 최대 21%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우리측은 이미 특소세를 현행 2단계를 1단계로 축소하고 자동차세는 현행 5단계에서 2~3단계로 각각 축소하는 절충안을 제시했지만 미국측은 묵묵무답이다. 오히려 우리측의 관세 즉시철폐와의 `빅딜`을 요구하는 듯하다.

관세철폐의 경우에는 우리측이 공세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우리측은 현재 2.5%인 미국의 관세를 즉시 철폐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관세가 철폐될 경우, 미국시장에서 일본에게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산 자동차가 가격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미국은 앞서 언급한 우리의 배기량 기준 세제철폐와 연계해 우리측이 얼마나 성의를 보이느냐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입장인데다 즉시 철폐는 어렵고 단계적으로 철폐하거나 유예기간을 두겠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도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 "한·미 FTA는 우리 자동차 산업이 살 길"

그렇다면 이처럼 팽팽한 줄다리기를 펼치고 있는 자동차 분야가 타결될 경우 한국과 미국 중 어느쪽이 더 이득일까.

자동차 업계를 비롯한 한·미 FTA 찬성론자들은 한·미 FTA 자동차 시장 개방에 대한 미국 요구를 들어주더라도 국내 자동차 산업에는 별 타격이 없고 오히려 내수촉진에 도움이 되는 등 긍정적 요인이 많다고 주장한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한·미 FTA는 중장기적으로 산업의 체질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한·미 FTA야말로 우리 자동차산업이 살 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미 FTA가 체결되면 우리는 1700만대 규모의 세계 최대 미국시장을 보다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통상관계 개선으로 통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이미지가 제고돼 우리에게 더 이득이라는 주장이다.

또 가격때문에 구입을 망설였던 수입차들의 가격이 일제히 국산차 수준으로 떨어져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넓져 여러모로 이득이라는 것.

아울러 염려했던 세수감소부문도 초기에만 일부 감소할 뿐 장기적으로는 예상외로 그리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예상이다.

◇ "값싼 수입차 대거 등장, 국내 車산업 심각한 타격"

반면, 한·미 FTA 반대론자들은 관세를 철폐해야하는 FTA가 체결되면 자동차 관세율 인하폭이 미국보다 우리가 더 커 (한국 8%, 미국 2.5%) 결국 우리에게 손해라는 주장이다.

또 보호주의적 성향이 강한 민주당이 미국 의회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보호무역주의 성향 국내법 강화와 자동차산업 글로벌화로 현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 구조가 증대, 값싼 미국산 일본차 등이 국내시장을 잠식할 우려도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현재 미국 현지공장을 통한 현지생산을 강화하려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향후 계획으로 볼 때, 국내 자동차 생산 증가 효과보다는 오히려 대형 승용차와 화물차 분야에서 미국산 자동차 판매가 증가하면서 이 분야의 판매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민간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전체 수출입량은 증가할지 모르지만 미국측의 요구대로 우리의 세제개편이 이뤄질 경우, 세제 개편에 따른 가격 인하 효과가 더해져 대형차와 화물차위주의 미국측이 더 유리하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우리의 가장 민감한 부문 중 하나인 농업분야와 자동차 분야를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 `빅딜`을 통해 일괄타결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자동차 분야가 우리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에 그만큼 `빅딜`의 대상으로까지 거론되는 것이다.

이유야 어찌됐건 이제 공은 고위급 회담으로 넘어갔다. 고위급 회담에서 과연 우리는 어떤 결과물을 안고 돌아올 지 귀추가 주목된다.

프로필이미지

신제현 기자 다른 기사 보기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KTX-청룡 국민 시승단‘ 모집...15일 오후 1시부터 선착순 모집 국토교통부과 한국철도공사는 다음달 첫 운행을 앞둔 ‘KTX-청룡’의 국민 시승행사를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 하루에 한 번 진행한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과 한국철도공사는 다음달 첫 운행을 앞둔 `KTX-청룡`의 국민 시승행사를 오는 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 하루에 한 번 진행한다고 밝혔다.시승단 규모는 총 1,200명으로,
  2. 유류세 탄력세율 인하조치 2개월 연장...중동 위기 고조 등 영향 정부는 ’24.4.30. 종료 예정인 유류세 한시적 인하(현행 휘발유 △25%, 경유․ 액화석유가스(LPG)부탄 △37%) 조치를 ’24.6.30.까지 2개월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중동위기 고조 등에 따라 국내외 유류 가격 불확실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정부는 ’24.4.30. 종료 예정인 유류세 한시적 인하 조치를 ’24.6.30.까지 2개
  3. 정유사 공급가격 및 알뜰·직영주유소 판매가격 인상 자제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최남호 2차관은 4.12.(금) 오전 `석유시장 점검회의`를 개최해여, 업계, 기관과 함께 석유제품 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가격 안정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최남호 2차관은 4.12.(금) 오전 `석유시장 점검회의`를 개최해여, 업계, 기관과 함께 석유제품 가격 동향을 점검하고, 가격 안정을 위...
  4. 봄나들이 철, 지하철 음주 승객 사고 주의보…올해 1분기 민원 2500여 건 봄나들이 철을 맞아 음주로 인한 지하철 승객 안전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올해 1분기(1월~3월)에만 서울교통공사 고객센터로 접수된 취객 관련 민원(문자)은 총 2545건. 지난해 같은 분기와 비교해 76건 증가한 수치다.  공사는 나들이 승객이 증가하는 4월부터 2개월간 음주로 인한 넘어짐 사고 등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사고가
  5. 관악구, 지반침하 사고 예방 관내 이면도로 79km 공동탐사 실시 관악구(구청장 박준희)가 구민들의 안전을 위해 4월부터 ‘노면하부 공동(空洞, 빈 공간) 탐사용역’에 돌입했다. 공동탐사를 진행하는 차량형 GPR 탐사장비구는 노면하부 공동으로 발생하는 도로함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이번 탐사용역을 계획했다. 도로침하, 싱크홀 등의 사고 발생으로 지하안전 관리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
  6. 고양특례시, 2024년 전기이륜차 구매보조금 지원사업 시행 고양특례시(시장 이동환)는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4월 15일부터 `2024년도 전기이륜차 민간보급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고양특례시(시장 이동환)는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4월 15일부터 `2024년도 전기이륜차 민간보급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올해 전기이륜차 구매 보조금 지원물량은 약 312대로, 상반기 지원물량은 150대이다. 전체 ...
  7. 현대자동차, ‘어린이 통학차량 무상점검 캠페인’ 실시 현대자동차는 봄철을 맞아 안전한 통학환경 조성을 위해 ‘어린이 통학차량 무상점검 캠페인’을 실시한다고 15일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안전한 통학환경 조성을 위해 `어린이 통학차량 무상점검 캠페인`을 실시한다. 5월 7일(화)부터 5월 31일(금)까지 진행되는 이번 캠페인은 전국에 있는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통학차량으로
  8. 대전시, 고급형 택시 운영지침 마련 시행 대전에서도 리무진이나 고급 승용차를 이용한 고품격 택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대전1호 고급형택시 사진대전시는 ▲결혼식 이벤트나 웨딩카 서비스 ▲공항 이동 ▲비즈니스 지원 ▲관광 및 외국인 투어 등 시민들의 다양한 교통수요에 대응하는 고급형 택시를 도입함으로써 안전하고 품격 높은 이동 서비스를 경...
  9. 서울 `한강 리버버스` 선박 건조 착수…“10월에 선보인다” 서울시는 오는 10월, 한강에 새롭게 도입하는 수상 대중교통 ‘한강 리버버스’ 선박 8대 모두 건조에 착수, 차질 없이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오는 9월 말 완성돼 10월 중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다. 한강 리버버스 착공식 테이프 커팅‘한강 리버버스’는 마곡, 망원, 여의도, 잠원, 옥수, 뚝섬, 잠실 총 7개 선착장을 출퇴근 시
  10. 현대그룹, 제주도 EV 렌터카 대상 PnC 기술 편의성 체험 이벤트 진행 현대자동차그룹이 향상된 전기차 충전 편의성을 알리기 위해 EV 렌터카에 PnC 기술을 적용한다고 15일 밝혔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향상된 전기차 충전 편의성을 알리기 위해 EV 렌터카에 PnC 기술을 적용한다.현대자동차그룹은 15일(월)부터 10월 15일(화)까지 제주도에 위치한 롯데렌터카에서 운영하는 현대자동차·기아·제네시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