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달-택배간 전략적 제휴사업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용달화물연합회에 따르면 12일 현재 택배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용달화물차는 전국적으로 115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한 용달-택배간 제휴사업은 사실상 실패작으로 끝날 공산이 커졌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61대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경기 41대, 인천 4대, 전남 3대, 충북.전북이 각각 2대, 부산.충남이 각각 1대에 불과했다.
택배차 전환 용달차 숫자가 이처럼 저조한 이유는 기대한 만큼 수입을 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과거 용달차에 비해 업무량은 2~3배 늘어났으나 이에 비례하는 만큼 수입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큰 이유다.
실제 용달차가 택배회사에서 받는 배송수수료는 운임의 30% 수준으로 3천원을 기준할 경우 900원에 불과하다. 하루 100건 이상을 소화해도 기름값을 제외하고 월 200만원 수입을 올리기 힘들다는게 택배 전환 용달사업자들의 말이다.
하루 100건 이상을 취급하기 위해서는 12시간 이상의 중노동을 감수해야 하는데, 현재 용달차가 하루 2~3회 배송으로 10만원은 벌 수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택배차 전환 용달운송사업자로서는 견디기 어려운 노동환경이다.
특히 용달사업자의 연령이 대부분 40~50대인 점은 택배차 전환을 기피하는 큰 원인이 되고 있다.
또 대부분 택배차는 일정한 영업구역을 갖고 있는데 이미 기존 사업자가 좋은 영업구역을 모두 차지해 뒤늦게 뛰어든 택배차 전환자에게 좋은 영업구역이 배정되지 않는다는 점도 이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최근 택배 일을 시작한 용달사업자 김모(40) 씨는 "택배 일을 시작한 후 밤 8~9시까지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수입이 더 오를까 기대하고 이 일을 시작했는데 일은 너무 힘든 반면 수입은 예전과 비슷해 그만둘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근로시간 및 노동강도에 비해 수입이 좋지않다는 소문이 나자 택배업체와 계약을 체결했거나 체결하려 했다가 포기하는 용달사업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정부가 무상지원한 '탑' 설치를 의뢰한 후 이를 취소한 용달사업자도 상당 수에 달한다.
용달연합회 관계자는 "택배 노동시간 및 강도에 비해 수수료가 너무 적어 택배업체와 계약후 해지하는 용달사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배송수수료를 최소한 40% 이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택배전환 용달차 실적이 이처럼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자 일부 택배회사들은 차량공급 부족을 내세워 증차를 요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용달-택배간 제휴사업은 건교부가 택배회사들의 증차 요구에 대해 2007년까지 화물차 신규허가를 동결하는 대신 과잉공급된 용달차를 택배차량으로 전환시킨다는 윈-윈 전략으로 추진중인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