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조가 임원들의 이용하고 있는 캐딜락 차량에 출입금지 경고문을 부착했다.
20일 한국GM 노조에 따르면 최근 한국GM 경영진이 업무용 차량을 한국GM이 생산하는 알페온에서 미국GM이 만든 캐딜락으로 바꾸자 이에 반발, 임원진의 캐딜락 차량에 출입금지경고문을 붙였다.
경고문에는 ‘이 차량의 사내출입은 자랑스러운 한국GM 조합원의 자부심을 짓밟는 행위이므로 사내 출입금지 경고 스티커를 부착합니다’라는 내용이 명시됐다.
이에 앞서 한국GM은 캐딜락 브랜드의 국내 홍보를 위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EC회의 멤버들의 차량을 캐딜락으로 교체키로 했다. EC회의는 연구개발, 영업마케팅, 재무, 홍보 등을 담당하는 핵심 임원들로 구성돼 비정기적으로 열린다. 회의 멤버들은 모두 12명으로 이중 5∼6명이 차량을 캐딜락으로 바꿨다.
GM은 럭셔리 브랜드인 캐딜락의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홍보와 마케팅 업무를 한국GM으로 통합했다. 한국GM은 3년 내 캐딜락의 판매량을 연간 2000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지만, 아직까지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1%대에도 미치지 못한다. 올 들어 5월까지 국내 캐딜락 판매량은 133대에 그쳤다. 점유율은 0.22%에 불과하다.
현재 캐딜락 브랜드는 세르지오 호샤 사장이 공동 대표를 겸임하고 있는 GM코리아가 수입하고 있다.
노조는 공식 항의와 출입금지 경고문 발부에 그치지 않고 대대적인 항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노조 측은 “이는 임원들이 수입차 외판원이 되겠다는 것으로 땀 흘리며 일하고 있는 조합원들을 무시하는 행태”라며 “조합원 정서에 반하는 만큼 시정되도록 강력히 조치를 취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호샤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국내 정서를 전혀 감안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생산현장이 한때 타사 차량의 공장 출입을 막을 정도로 자사가 만드는 차량에 대한 자부심이 큰데 이를 전혀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의 경우 임원진들은 모두 자사 차량을 이용한다. 현대차는 에쿠스, 기아차는 K9, 르노삼성차는 SM5 및 SM7, 쌍용차는 체어맨 등을 임원진 차량으로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