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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車판매 늘어난거야 줄어든거야
  • 강석우
  • 등록 2012-10-07 08: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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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들, 제각각 기준으로 상반된 보도…소비자들 ‘어리둥절’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9월 판매실적을 놓고 언론이 ‘제각각의 기준’을 적용해 상반된 보도를 하고 있어 소비자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어느 신문은 자동차 판매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고, 어느 다른 신문은 ‘차가 안 팔린다’는 소식을 전했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일까?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매 월 발표하는 판매실적은 국내 판매 대수(내수)와 해외 판매 대수(수출)로 나뉜다.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소비 심리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로 꼽힌다. 계절·시기적 요인이나 조업 상황, 신차 출시 유무 등의 변수들도 있지만, 자동차는 비교적 소비 단위가 큰 ‘보편 소비재’라는 점에서 심리적 영향이 크게 작용한다.

해외 판매량도 비슷한 원리를 따르지만, 변수가 훨씬 많다. 주력 수출 대상국이 서로 다르고, 각 나라의 경제 상황도 다르다. 현지 공장이 있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내수·수출 판매 비중도 업체별 판매량을 가르는 변수이다. 업체·차종에 따라 해외 완성차 업계와의 경쟁 구도도 각각 다르다. 따라서 해외 판매량은 각 업체들의 실적을 가늠하는 잣대에 가깝다.

비교 기준도 중요하다. 보통 자동차 업체들은 매 월 지난 해 같은 기간과 지난달을 기준으로 각각 증감률을 집계한다. 다른 업계와 비슷하지만, 자동차 판매량은 비교적 진폭이 크다. 특히 조업 일수가 감소하는 등 변수가 있을 경우, 증감률은 한 달 간격으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럴 땐 1월부터의 누적 판매량을 집계한 수치를 두고 전체 추이를 비교하기도 한다.

신문들의 보도가 엇갈린 건 기준이 다른 탓이다. 판매가 늘었다는 쪽은 국내외 판매량 합계를 강조했다. 국내외 판매량이 지난 해(0.3%) 및 지난 달(22.1%)에 비해 모두 증가했기 때문이다. 파업과 휴가철 등의 변수로 조업일수가 줄어들고, 판매도 부진했던 8월과 비교한 수치를 부각시키기도 했다.

반면 판매가 줄었다는 쪽은 주로 내수 판매량 추이에 주목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 5사의 내수 판매량이 지난달에 비해 35.4% 증가했지만, 지난해에 비해서는 6.6%나 감소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1월부터의 내수 누적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감소했다는 점도 언급됐다. 현재 국내 소비심리가 여전히 ‘바닥’이라는 점을 드러낸 대목이다.

문제는 기준이 서로 다른 게 아니라 ‘제각각의 기준’을 적용한 경우이다. 특히 지난 달 11일부터 적용된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의 ‘효과’를 두고 자의적인 분석을 내놓는 신문들이 많았다. 언급된 판매량의 각각의 팩트가 틀린 건 아니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기사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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