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르노삼성차 매각설 ‘모락모락’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2-09-24 05:53:32

기사수정
  • 르노+삼성 지분, 日 닛산에 매각?
르노삼성차가 일본 닛산자동차에 매각될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을 비롯한 그룹 고위 관계자들이 삼성 측과 수차례 접촉하며 르노삼성차 지분 인수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차의 지분(80.1%)을 닛산 측에 넘기면서 삼성카드가 갖고 있는 일부 지분(19.9%)까지 함께 매각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는 것.

르노가 르노삼성차의 지분을 닛산에 넘기기 위해서는 2대 주주인 삼성의 사전동의가 필요하다. 삼성 측은 르노측이 지분을 닛산에 넘길 경우 삼성카드가 가진 지분도 같이 닛산에 매각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르노삼성차가 '삼성'브랜드를 2020년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르노 측과 계약을 맺었지만, 현재 판매부진이 워낙 심각해 삼성 브랜드가치를 오히려 훼손하다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르노삼성차가 닛산으로 매각될 경우 국내 시장에 생산시스템을 갖춘 '한국닛산'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GM의 경우처럼 외국에 모체를 두면서 국내 산업 통계로 편입되는 형태다.

이미 르노그룹은 2014년 말부터 닛산의 미국 판매용 차량을 연 8만대 규모로 르노삼성차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장기적으론 르노삼성차가 닛산의 생산기지가 될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는 상태다.

르노삼성차의 매각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은 그만큼 경영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 경영권 매각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남아있는 직원들의 고용만 100% 보장된다면, 차라리 닛산에 매각시키는 것이 회사를 살리는 유일한 길일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르노삼성의 현 상황을 감안할 때 디자인이 개선된 신차 라인업을 보강하고, 장기적인 R&D 투자를 한다고 해도 회사가 일어나려면 최소 2~3년은 걸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형태로든 르노측은 르노삼성차 지분을 정리하려 하겠지만 가격문제나 닛산 쪽의 입장, 르노삼성차 노조와 직원들의 동요 등 매각작업은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월 20일 방한한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회장은 "2014년부터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서 닛산의 '로그(ROGUE)' 8만대를 생산하기 위해 1700억원(1억6000만 달러)을 투자한다"며 "매각할 회사에 이런 투자를 하지는 않는다"고 밝혀 르노삼성차 매각설을 일축했다.

당시 곤 회장은 르노삼성차의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 "전혀 그럴 계획이 없다"고 말했지만, 불과 3주만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현재 르노삼성차는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통해 전체 직원의 15%에 달하는 800여명의 직원에게 퇴사 신청을 받았다.

프로필이미지

이병문 기자 다른 기사 보기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