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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닛산 ‘로그’ 8만대 위탁 생산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2-07-22 18:4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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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르노삼성에 1700억원 투자
 
내수판매 부진과 수출 악재 등으로 위기에 몰린 르노삼성을 위해 본사인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나선 것일까?

르노-닛산 카를로스 곤 회장은 지난 20일 여의도 63빌딩에서 방한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부터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닛산의 차세대 콤팩트 SUV '로그'를 8만대 위탁 생산할 계획”이라며 “로그와 관련, 생산시설 개조 등을 위해 르노삼성에 1억6000만달러(한화 17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곤 회장은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로그는 우선 미국을 포함한 북미지역으로 수출되며, 향후 중동과 아프리카, 남미지역 등으로 수출을 확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산공장은 르노그룹의 아시아지역 확장의 한 축을 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르노삼성은 로그의 생산이 시작되면 공장가동률을 대거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르노삼성의 연간 생산능력은 30만대 수준이지만 내수 및 수출부진의 여파로 공장가동률은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17만대)에 불과하다. 르노삼성은 로그 수출이 시작되는 2014년부터 수익성이 개선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면서 국내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19일 일본 닛산을 방문한 곤 회장은 “닛산의 공급부족을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이튿날인 20일에는 한국에 와 “공장가동율이 떨어지는 르노삼성을 위해 닛산(로그)을 생산, 가동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일본과 한국의 고민을 해결할 ‘윈-윈 전략’이다.

곤 회장은 “르노삼성에 로그의 8만대 생산량을 맡기는 것은 단순히 르노삼성에 13만대 규모의 생산능력이 놀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며 “생산규모가 남아있어도 경쟁력이 없다면 활용하지 않는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아시아 거점으로 활용할 만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르노삼성은 르노 닛산 얼라이언스의 투자를 바탕으로 ‘2012 리바이벌 플랜’을 추진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제품의 부품국산화율을 80%로 높이고, 부산공장의 효율성과 영업망의 판매 효율을 제고해 내수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린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이 같은 르노삼성차의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볼 지는 미지수다. 카를로스 곤 회장의 이번 결정은 르노삼성의 국내시장 ‘부활’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수출기지 확보를 위한 투자 정도로만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가 직면한 문제를 넘어서려면 투자는 물론 기본 전략부터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르노삼성차는 최근 내수판매 부진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부산공장은 주말가동을 멈춘지 오래다. 이어 매주 금요일 가동도 중단했다. 차가 팔리지 않아 재고가 쌓였고 이를 조절하기 위해 공장운영을 탄력적으로 조절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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