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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 빠진 부산교통공사
  • 강석우
  • 등록 2012-04-04 06: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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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은 부산도시철도에 지하철과 KTX의 제동장치 핵심 부품에 이른바 '짝퉁 부품'이 사용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부산의 A기업이 독일의 유명 회사인 'K'사의 부품을 쓴다고 계약한 뒤 국내 영세업체에서 생산한 부품을 납품한 것이다.

A업체는 교묘한 방법을 동원해 세관으로부터 수입신고필증을 받아낸 뒤 진짜와 비슷하게 생긴 부품을 부산도시철도를 운영하는 부산교통공사에 납품했다.

부산교통공사는 수입신고필증만 믿고 눈으로 제품을 확인한 뒤 그대로 사용했다. 제동장치와 문을 여닫는 등 핵심이 되는 부분에 사용되는 부품을 단지 눈으로만 검사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더 큰 문제는 다음이다. 교통공사는 지난해 12월 자체 감사를 벌여 가짜 부품을 밝혀내고 직원 3명에 대해 경고, 주의 처분을 내렸다. 그리고 성능 검사를 다시 실시했는데 검사 담당이 놀랍게도 가짜 부품을 납품한 회사였다. 가짜를 납품한 회사에 가짜의 성능을 검사해 달라고 의뢰했다니 정말 믿기지가 않는다.

아직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교통공사는 가짜 부품 전체를 교체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교통공사가 진짜 부품을 손에 넣기까지 최소 1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1년 동안 도시철도를 멈추게 할 수도 없다.

부산교통공사는 왜 지난해 감사에서 적발됐을 때 진짜 부품을 조달할 계획을 세우지 않았을까. 내부에서 덮으면 그만이지 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사기 당한 것도 모자라 문제를 알고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부산교통공사 같은 곳이 어디 또 없을지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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