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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그들이 택시 운전을 하는 이유는?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2-03-25 16: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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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쇼’라는 시선도 있지만 민생현장 직접 체험, 정책에 반영
 
정치인들이 가끔씩이라도 택시운전을 하는 이유는 뭘까?

4.11 총선과 연말 대선을 앞두고 정치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는 가운데, 택시기사 체험을 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택시기사 체험의 대표적인 정치인은 김문수 경기지사다. 그는 택시를 직접 몰고 3년간 31개 시·군을 돌았다. 거리로 치면 3080㎞다.

이번 4.11 총선에 나선 후보들 중에도 택시운전을 한 후보들이 있다.

충북 청주 상당구 새누리당 정우택 후보는 지난해 7월 택시운전면허를 취득 한 후 주말마다 청주시내에서 1일 택시운전을 해왔다. 그는 국회의원과 장관, 충북도지사, 대학 총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경북 포항시 북구 새누리당 후보 이병석 의원도 10년 가깝게 택시운전대를 잡았다. 16대 총선 당시 지역민들과 약속한 이후 지난해까지 9년째 택시기사 체험을 했다. 그는 3선 국회의원으로 국토해양위원장을 지냈다.

경기 용인시 갑 민주통합당 후보 우제창 의원도 지난해에 1일 택시운전을 했으며, 광주 서구갑 정용화 무소속 후보도 지난해까지 6차례 택시기사 체험을 했다.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았지만 새누리당 이인기 국회의원도 지난 2005년 택시운전기사 자격증을 딴 이후 비정기적으로 택시기사 체험을 해왔다. 지난해까지 8번이나 1일 택시기사 체험을 했다.
 
국회의원 택시운전의 원조는 박계동 전 의원(서울 송파구 을구 출마)이다. 그는 지난 15대, 16대 국회의원에 연거푸 낙선하자 2000년 6월 택시기사로 변신했었다. 10개월 동안 구석구석 민심의 맥을 짚는데 열중했고, 그 덕인지는 몰라도 17대에 금배지를 되찾았다.

1일 택시기사를 체험한 시장·군수들도 꽤 있어 염태영 경기 수원시장, 김선교 경기 양평군수, 김종훈 울산시 동구청장 등이 택시운전을 했다.

정치인들이 택시기사를 체험하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택시운전을 통해 민생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이를 정책이나 행정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택시 안에서 갖가지 민원을 듣고 도정에 반영했다. 그는 “택시기사 체험보다 더 깊고 더 짧은 시간에 도민과 만나는 방법을 지금까지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치인들의 택시기사 체험에 대해 ‘쇼“라는 시선도 있지만 대부분 국민들은 택시 뒷자리에 앉아 거드름 피우며 상전처럼 구는 정치인보단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 앞자리에 앉으면 손님을 모시는 게 되고, 뒷자리에 앉으면 손님이 돼서 택시기사를 부리는 게 된다.

국민은 택시기사가 아니라 귀중한 손님이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택시기사가 되는 것은 하등 이상하거나 신기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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