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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에게 누가 돌을 던지랴"
  • 이병문 기자
  • 등록 2005-10-07 2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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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택시운전기사들이 크게 부족하다고 한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밥먹고 살기 어렵다'는게 큰 이유다.
옛날엔 밑바닥 택시운전 인생이라지만 열심히만 하면 자식들 대학까지 보내고 조그만 집이라도 장만할 수 있었다는데, 지금은 전기값 가스값 내기에도 숨이 차다.

▶회사택시 월급 72만원

통계청이 발표한 '2004년 운수업통계조사 결과'를 보더라도 택시운전기사들의 수입이 얼마나 낮은지 잘 알 수 있다.

항공운수업계 종사자 1인당 연급여는 5천362만원, 해운업계는 3천653만원이다. 이에 비해 회사택시 종사자의 연급여는 871만원, 월급으로는 72만원이 조금 넘는다. 완전월급제가 아닌 이유도 있지만 항공운수업의 6분의 1, 해운업계의 4분의 1에도 못미치는 금액이다.

하늘과 바다, 땅에서 일하는 운전기사들의 급여가 같을 수는 없다고 치자. 하지만 같은 땅 위에서 일하는 육상운송업의 1인당 연급여는 1천984만원이며 이중 시내버스 종사자의 연간급여는 2천372만원으로 회사택시 종사자의 3배에 가깝다.

더욱 큰 문제는 택시운전기사들의 사정이 앞으로도 좋아질 것같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운수업계 매출액은 1991년 관련통계가 작성된 이후 사상최대를 기록하고 가장 높은 매출증가율을 보였는데, 유독 택시업계는 2002년 1.7%, 2003년 2.8%가 각각 줄어든데 이어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육상운송업의 매출도 9%나 증가하고, 그중 시내버스 매출액도 12%나 늘어났는데, 택시업계 매출액은 전년보다 2% 줄어들었다. 개인택시기사의 소득도 크게 떨어졌으나 특히 회사택시는 전년보다 10.4% 줄어들었다.

돈 버는 곳에 사람들이 모인다고 한다. 택시업계의 불황으로 지난해 회사택시의 종사자 수는 14만7천313명으로 전년보다 7.6% 감소됐다. 회사택시 종사자 수는 2001년 20만538명, 2002년 19만2천971명, 2003년 15만9천383명으로 계속 감소추세다.

▶금강산도 식후경

항공기의 기장, 여객선의 선장, 택시운전기사 등은 각각 고유의 업무기능상 큰 차이가 있을지는 몰라도 모두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책임진다는 점에서는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

하지만 급여 차이는 엄청나다. 누구는 "그깢 택시운전하는게 뭐가 대단하다구, 급여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지"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택시 사고율이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는 점, 택시에 대한 이용승객들의 불만이 매우 높다는 점 등을 생각해보자. 택시기사에 대한 홀대와 무관심은 결국 국민에게 그 피해가 돌아간다고 할 수 있다.

택시에 대한 이용승객들의 불만이 매우 높은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업계의 구조적인 문제, 혹은 회사나 운전기사의 질이 본질적으로 나빠서 일어나는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이들의 급여 수준이 너무 낮은게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정부가 적극 나서야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밥먹고 살기가 힘든 택시기사에게 친절 서비스와 안전운행을 기대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食後景)이고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옛 속담도 있다. 우선 최저생계비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택시기사의 급여 수준을 최소한 전체 근로자의 평균 수준에라도 맞추는게 급선무다.

회사택시 기사의 급여 수준을 올리기 위해서는 먼저 택시회사가 돈을 많이 벌고 이윤도 많아야 한다. 택시회사가 돈을 벌기 위해서는 일반기업과 마찬가지로 투자비(원가)를 절약하고 수입(요금)을 늘려야 하는게 상책이다. 그러나 이럴 경우 이용승객이 만족하지 못하는 서비스를 높은 가격에 사야 되므로 정부가 요금 등을 규제하게 된다.

사(私)기업인 택시회사는 국민교통생활과 직결된 공적 기능을 갖고 있는데, 현대에 와서는 오히려 이것이 택시기업의 발목을 잡는 원인이 되고 있다. 수입의 근원인 요금 인상 또는 인하를 일반기업처럼 회사 맘대로 조정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으며 새로운 서비스 도입이나 독자적인 사세 확장도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택시회사가 경영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다. 공익수단이라는 이유로 택시회사를 규제하기 보담, 이들 회사가 돈을 많이 벌도록 유도하고 도와주는 정책의 묘(妙)가 필요하다. 그러면 택시운전기사의 월급이 올라가고 생활의 여유를 찾은 기사들은 안전운행과 친절서비스에 더욱 노력하고 대국민 교통서비스는 그만큼 더욱 좋아질 것이다. 이런 사실은 이미 서울 시내버스에서 입증되고 있다.

글쎄, 자본주의 체제아래서는 돈이 거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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