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교부가 예상교통량을 과다하게 부풀려 고속도로와 국도에 중복 투자하고 불필요한 도로를 마구 건설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5일 국토관리청에 대한 국회 건교위 국정감사에서 이호웅 열린우리당 의원은 이같이 지적하고 대표적인 예로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이화령 부근 3번 국도를 지목했다.
이 의원은 충북 충주에서부터 경북 상주까지 81.4km에 걸쳐 고속도로와 국도가 중복으로 건설됐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법원은 정부의 잘못된 수요예측을 인정, 적자를 낸 3번국도 4차선 확장 공사 이화령터널 민자사업자인 새재개발에 70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바 있다. 실제 이화령 터널건설 이후 교통량은 사업초기 예측량의 20~3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바로 옆으로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지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건교부가 3번국도의 확장을 결정할 당시 중부내륙고속도로 충주~상주간 공사가 시행 중임을 알고도 새재개발측이 제시한 부풀려진 교통수요량에 근거해 이화령터널 공사를 민자사업으로 시행했다"며 "이같은 잘못된 판단으로 고속도로와 국도에 중복투자를 하고 704억원을 손해배상해 국가예산을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또 상당수 국도의 예상교통량이 실제보다 크게 부풀려져 국민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병호 한나라당의원은 "건교부가 추정한 예상통행량이 실제교통량에 현격히 미달 하는 경우가 많아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건설교통부가 제출한 2000년부터 2003년까지 개통된 국도의 예상교통량 대비 실제교통량에 따르면 2003년 개통된 낙동~상주 구간 도로의 경우, 개통당시 하루 2만7천여대의 차량 통행을 예상했으나 1년이 지난 2004년 하루 4천551대만 이용, 계획대비 16.6% 수준에 불과했다.
또 남천~경산간 국도는 2003년 개통당시 하루평균 2만7천여대의 통행을 예상했으나 2004년 측정결과 불과 1만대만 이용, 계획대비 37.5%에 머물렀다.
김 의원은 "국토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더라도 우리나라의 1㎢당 국도 면적은 143.3m로 미국의 62m나 일본의 141.9m보다 훨씬 많을 정도로 도로가 과다하게 건설되고 있다"며 "관행적으로 예상교통량을 부풀려 도로부터 건설하는 관행을 바로 잡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