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손해보험회사들이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올해 자동차 1억대를 넘어선 중국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려는 차원이다.
8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삼성화재가 중국을 자동차보험의 개척지로 정하고 시장 조사를 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보험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여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 등록 대수는 1900여만대로 국민 2.7명당 1대다.
그러나 중국은 자동차 1억대가 굴러다니고 있음에도 전체 인구가 약 13억 명인 점을 고려하면 아직 차량이 판매될 여지가 충분한 편이다. 레드오션으로 변한 국내에서 치열한 생존싸움을 벌이는 손보사들로서는 중국이 황금의 땅인 셈이다.
중국을 향해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인 생보사는 베이징현대차와 손을 잡은 현대해상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약 10%로 3위다. 현대해상은 현대차와 연계한 자동차보험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시장 점유율을 점차 늘릴 방침이다.
현대해상은 2007년 중국에 현대재산보험을 설립하고 중국 평안재산보험과 업무제휴를 맺어 한국 업체로는 최초로 자동차보험 시장에 발을 디뎠다.
본격적인 판매는 2008년 5월 시작해 현재 7000여대 정도가 가입돼 있다.
현대해상은 이달 중에 칭다오 지점 인가를 받아 내년 1월부터 자동차보험 등 영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해상 측은 "중국 자동차보험 시장은 워낙 규제가 많아 우리나라 손보사들이 영업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현재는 시장을 타진하는 정도며 규제가 풀리면 본격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부화재도 중국 진출을 목표로 몸풀기에 들어갔다. 현지 자동차보험 시장을 파악하려고 최근 베이징에 조사인력을 파견한 상태다.
동부화재 측은 "중국에서 자동차보험업을 등록하려면 현지 중국 손보사와 제휴해야만 인가가 나기 때문에 힘들다. 그러나 워낙 큰 시장이다 보니 정밀한 시장 조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도 베이징, 톈진 등 6개 중국 지점에서 자동차보험을 팔고 있다.
주재원이나 교포, 삼성 계열사 공장 직원 등을 자동차보험에 가입시키고 있지만 앞으로는 중국인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삼성화재 측은 "중국에서 본격적인 자동차보험을 하려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주로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이 주요 고객이지만 점차 대상을 중국인으로 확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문제는 중국 자동차보험 시장에 대한 규제가 아직 풀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중국 자동차 보험 시장의 99%는 중국의 PICC와 태평양이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중 책임보험은 중국 손보사만 할 수 있어 외국 업체들은 현지 업체와 제휴해야만 인가받을 수 있다. 자동차보험료 할증제 또한 베이징만 적용되고 있어 손해율이 높다.
손보사의 한 관계자는 "중국 자동차보험 시장도 조만간 개방의 길로 갈 수밖에 없다. 선점하지 않으면 기회가 전혀 없어서 우리나라 손보사들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