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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승차거부 왜 여전할까?…문제는 돈!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1-09-27 2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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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벌써 2만건 신고…공급부족 확대방안 찾아야
서울시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택시기사들의 승차거부 행위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어 심야 택시 수를 늘리는 등 근본적이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008년~2011년 8월 현재까지 서울시내 택시 승차거부 신고건수는 총 6만 2167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해 평균 1만 3974건, 하루 46건의 택시 승차거부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연도별로는 지난 2008년 1만 3424건→2009년 1만 3335건→2010년 1만 5165건→ 2011년 8월 현재 2만 243건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택시 운전자들이 승차거부를 하는 시간대는 0~2시 사이 5455건(36%)로 가장 많았고 22~24시 19%, 02~04시 15%, 04~06시 7%등 새벽·심야 시간대에 집중되고 있다.

서울시는 승차거부 신고건수 중 1만 2866(20.7%)에 대해서는 운전자 과태료 부과(22억 8984만원)조치를 내렸고 106건은 자격정지, 1건은 자격취소했다.

서울시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 택시 승차거부 행위가 오히려 늘어나는 이유는 특정시간대의 구조적인 공급 부족 때문이다. 승차 거부가 가장 많은 시간은 오후 10시~다음 날 오전 2시다. 대중교통 이용이 어렵고 귀가는 서둘러야 하는 시간에 택시 수요는 공급을 초과한다. 기사들은 승객을 입맛대로 골라 태워 수입을 바짝 올리는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우선 특정시간대의 공급 부족을 확대해야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 중의 하나가 개인택시의 부제 시간 조정이다. 현재 서울의 택시는 모두 7만2000여 대(법인 2만2851대, 개인 4만9504대)이지만 실제 운행 대수는 5만 대 남짓이다. 개인택시가 3부제로 운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오전 4시~이튿날 오전 4시(24시간)로 정해진 개인택시의 비번 시간을 오전 2시~오후 10시(20시간)로 조절하면 승차 거부가 만연한 시간대에 1만7000대나 공급을 늘릴 수 있다. 개인택시업자들도 승객이 많은 시간에 집중적으로 영업하기를 원하고 있다.

특히 무엇보다 택시기사들의 처우 개선을 도모해야 한다. 승차거부는 현재 근본적으로 기사들이 돈벌이가 안되기 때문이다. 승차거부뿐만 아니라 온갖 택시문제의 근원인 기사들의 처우 개선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 백가지 처방이라도 소용없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정상적인 영업으로 수지타산을 맞추기가 힘든 이상, 택시의 승차거부는 서울시가 아무리 단속을 강화한다고해도 지속될 수 밖에 없다. 결국 관건은 '돈'이다.

'문제 해결은 돈'이라는 이 당연한 상식이 언제 정책으로 받아들여질지 모른다는 것이 대한민국의 진정한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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