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로부터 매년 30억원 가까운 적자 보전액을 지원받아온 시내버스업체 대표가 자기 집 담장 설치비와 축대 개조비, 개집 제작비 등에 회사 돈을 유용한 사실이 밝혀졌다.

서울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에 따라 연간 2000억원 안팎을 버스업체의 적자 보전에 쏟아붓고 있지만, 정작 지원금 사용처에 대한 조사권은 미비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시는 지난 8월29일 시내버스업체인 S운수의 대표이사 민 모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민씨는 자기 집 축대를 고치는 데 335만원, 집 담장 설치와 개집 제작에 300만원을 쓰는 등 635만원의 비용을 회사 돈으로 처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민씨는 증거가 드러난 금액 외에 고급 오토바이 트레일러를 제작하고 본인 소유의 수입차량 엔진을 개조하는 데에도 회사 자금을 가져다 쓴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정작 운전기사 680명의 2010년 임금 인상분은 지급하지 않고 있다가 시의 지적을 받고서 뒤늦게 지급하기도 했다.

이처럼 민 씨의 횡령 혐의는 명백한 상황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현행 제도상 시 지원금을 환수하는 등 별도의 조치를 할 수 없어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에 따라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 지원액이 투명하게 사용되지 못하는 것도 버스업체 적자 보전액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업체가 지원금을 부당하게 사용해도 감시할 장치가 없을 뿐 아니라 제재할 방법도 없어 시민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

서울시는 버스 요금과 서비스에 개입하는 대신 버스회사의 운영 적자를 보전해주는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2004년 도입했다. 지난 7년 동안 1조5000억여원의 예산이 버스회사 지원에 들어갔다.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