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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해결책은 결국 유류세 인하뿐?
  • 김봉환
  • 등록 2011-09-15 21: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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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의 유류업계 '옥죄기'에도 휘발유값 사상 최고가

기름값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에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5일 한국석유공사의 유가정보 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기준 서울지역 보통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2043.57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기름값의 고공 행진은 국제 유가의 상승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14일(현지시각) 두바이유와 뉴욕 유가는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하락했지만, 미국의 대규모 경기부양책과 리비아의 원유 시설 복구가 늦어질 것이라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예상 등으로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14일 소비자시민모임이 발표한 석유시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7월 셋째 주 두바이 원유가격은 배럴당 138.09달러, 당시 서울지역 휘발유 가격은 2031.62원이었으나, 지난 9월 1일 두바이 원유가격은 배럴당 104.76달러로 오히려 35달러 정도 낮은 수준임에도 서울지역 휘발유 가격은 2029.71원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이같은 비대칭성의 원인을 정유사나 주유소의 마진 상승이 아닌 관세 및 수입부과금과 유류세 때문으로 분석했다. 2008년 당시 정부는 관세를 1%로 낮추고 유류세 10%를 한시적으로 인하했다.

지난 4월 석유가격 테스크포스(TF)는 "유가 흐름의 비대칭성은 확인됐으나 이를 정유업계나 주유소업계의 폭리나 가격담합 등과 연관짓기 어렵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폭리 구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힌 셈이다. 휘발유 가격을 2000원으로 가정했을 때, 현재 세금은 50% 수준이고 정유사와 주유소의 이익은 8% 수준인 150∼160원으로 알려져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은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는 두바이 원유 130달러를 기준으로 유류세 인하를 논의한다"며 "하지만 현재 원유가격이 100달러 수준임에도 휘발유 가격이 이미 역대 최고치를 돌파한 만큼 지금이 바로 유류세 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는 현재 기름값을 잡기 위한 유류세 인하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기름값 대책으로 "기름값 원가를 직접 계산해보겠다" 등의 강경 발언과 대한주유소 설립, 대형마트 주유소 확대 등으로 정유업계 및 주유소를 압박해 한시적 '공급가 100원 인하'를 이끌어 냈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전방위 압박 속에서도 서울지역 기름값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에 정부의 미봉책이 강력했던 만큼 커다란 부작용만 남기고 효력을 상실했다는 비난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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