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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 인수 우선협상자 'CJ그룹' 선정
  • 이호돌 기자
  • 등록 2011-06-29 08:5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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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감한 '베팅'으로 포스코 제져…인수가격 2억 넘을 듯
대한통운 인수 우선협상자로 CJ그룹이 선정됐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한통운 주식 매각 주체인 대우건설과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통운 매각 본입찰에 참여한 포스코-삼성SDS 컨소시엄, CJ제일제당-CJ GLS 컨소시엄의 본입찰제안서를 평가한 결과, CJ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했다.

공동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과 노무라증권은 이 같은 선정결과를 통보했고, 다음달 CJ 측과 매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본입찰을 나흘 앞둔 지난 23일 삼성SDS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대세는 포스코 쪽으로 기우는 듯 했으나 CJ가 과감하게 '베팅'을 하면서 전세가 역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주당 19만원을 써냈고, CJ는 주당 20만원 이상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본입찰 마감일인 대한통운의 27일 종가가 13만500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50%가 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평가에서 비가격적 요소는 100점 만점에 25점인 반면, 가격은 75점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과 대우건설이 보유한 총 37.6%의 지분과 재무적 투자자들의 지분을 포함한 총 45%의 지분을 인수하는 것을 고려하면, 인수대금은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조5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됐던 인수 가격을 훨씬 웃도는 것이다.

재원마련을 위해 CJ GLS는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최대주주인 CJ주식회사가 유상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CJ는 앞으로 한달 가량 정밀실사를 통해 가격을 깎을 요소가 있는지 살펴본다. 매각 주간사들은 CJ와 가격 조정을 거쳐 늦어도 9월초까지 모든 절차를 끝낸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대한통운은 약 3년 6개월만에 새로운 주인을 만나게 됐다.

대한통운이 M&A를 통해 새주인을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68년 동아그룹에 인수 편입됐던 대한통운은 2001년 모그룹인 동아건설 부도로 인한 법정관리 기간을 거쳤다.

이어 지난 2008년초 금호아시아나그룹이 STX 등 경쟁자를 제치고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등의 무리한 M&A, 그룹 내 경영악화 등으로 '알짜' 계열사인 대한통운을 매각하기에 이르렀다.

CJ그룹이 대한통운을 인수함에 따라 국내 물류업계에 변화가 일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국내 물류업체 1위 대한통운과 CJ그룹 물류계열사인 CJ GLS 간의 시너지에 따른 물류업계 재편이다.

현재 대한통운과 CJ GLS가 각각 국내 1, 2위(매출기준)를 기록하고 있는 택배사업부분의 경우 두 업체가 전체 택배 물동량의 30%를 점유하게 된다.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유지될 지 여부는 미지수이지만, 업계 1, 2위 간 인수라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항만, 물류 등 하드웨어의 강점을 갖고 대한통운이 CJ GLS와 통합될 경우 엄청난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는 의견도 업계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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