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사업비 줄이기 노력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2010회계연도(2010년 4월~2011년 3월) 손해보험사들의 초과사업비율'은 4.8%로 당초 달성 목표치인 4.5%를 넘었다. 전년의 6.2%에 비해서는 1.4%포인트 개선됐다.
하지만 손보사들은 당초 2010회계연도에 3조 4026억원의 사업비를 쓰겠다고 약속한 것보다 1629억원 더 많은 3조 5655억원을 사용했다. 계획을 발표한 지 첫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14개 보험사 중 11개사는 당초 제시한 목표치를 달성했지만 삼성화재ㆍ현대해상ㆍ롯데손보는 목표달성에 실패했다.
사업비율은 보험사들이 거둬들이는 보험료 가운데 자동차보험의 계약과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의 비율이다. 손보사들은 보험료 산출을 위해 1년 동안 쓸 사업비 규모(예정사업비)를 정하지만 모집 수수료 과당경쟁 등으로 실제로 쓴 사업비(실제사업비) 규모는 이보다 커서 사업비를 초과해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초과사업비 발생은 해마다 보험료 인상의 요인이 돼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손보사들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보험료를 인상해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8월에 자구책으로 '연도별 초과사업비 해소 이행계획'을 발표하고 3년 내 초과사업비율을 모두 '0%'로 만들기로 발표했다.
손보협회는 "전년도에 비해 초과사업비율이 줄어들면서 대책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번 회계연도에는 자동차보험 사업비 절감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3년 내 초과사업비 '0% 달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시장 경쟁이 치열했던 점을 감안하면 3년 내에 초과사업비를 0%로 만들겠다는 계획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며 "발표 내용을 공수표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좀 더 시장상황 등을 세밀하게 분석해 사업비 감소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업비를 적정 수준까지 줄이지 않을 경우 자동차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고 그만큼의 부담을 가입자가 져야 한다. 민관 합동으로 자동차보험 경영정상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선 상황에서 손보사들의 사업비 줄이기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