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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기업의 만성적자…유성기업의 수수께끼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1-05-27 02: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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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성차업체 단가인하 압력 대비…영업손실 49억, 당기순익은 119억

자동차 엔진 핵심부품인 피스톤링을 생산하는 유성기업의 파업으로 일부 완성차 생산중단 사태까지 빚어졌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유성기업의 수수께끼 같은 경영실적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회사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80%. 현대·기아차 피스톤링 수요의 70%를 공급하는 핵심 부품업체다.

독과점에 가까운 유성기업은 지난 2008년 30억400만원, 2009년 149억8000만원, 지난해 48억5200만원의 영업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관련업계는 완성차업체들의 단가 후려치기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부품업체들의 눈속임식 재무표기가 우량기업 '만성적자'라는 모습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특이한 점은 3년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유성기업의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늘어났다는 것이다. 30억원 적자를 낸 2008년 유성기업의 당기순이익은 59억2800만원 흑자를 기록했다.

2009년에는 당기순손실이 16억2400만원 발생했지만, 2010년 118억6100만원 흑자를 내며 큰 폭으로 턴어라운드 했다.

유성기업 관계자는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와 단가 동결로 영업손실이 불가피했다"며 "하지만 계열사 지분법 이익이 대거 유입돼 당기순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유성기업은 와이엔티파워텍(지주비율 60%), 유성피엠공업(100%), 중국법인인 유백안려활새환유한공사(45%) 등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에서는 유성기업의 재무표기에 대해 "현대·기아차의 단가 인하압력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영업이익을 많이 낼 경우 완성차 업체로부터 추가적인 단가 인하 요구를 받기 때문에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최저단가로 부품 공급을 강요받는 부품업체 입장에서 본다면 해외 계열사를 통해 부족한 이익을 보충하려는 (유성기업의) 전략을 비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유성기업은 파업 등 자사의 귀책사유로 부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할 경우 국내·외 완성차 업체에 시간당 18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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