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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업체들 부품 공급선 다변화 가시화될 듯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1-05-27 02: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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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용절감 위해 독과점식 협력업체 키워 '극한 상황' 자초
자동차부품 생산업체인 유성기업이 국내 자동차 생산라인을 마비시킬 정도의 극한 상황에 빠뜨렸다. 완성차 생산중단 사태까지 빚으면서 1주일째 이어지던 유성기업의 파업농성은 결국 공권력 투입으로 해결됐지만, 유성기업 파업으로 현대·기아차 4만대를 비롯해 국내 완성차메이커 5개사는 총 5만대 규모의 생산차질을 빚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약 1조원 수준이다.

이 처럼 어이없는 사태의 원인은 일부 부품을 1~2개 협력 업체들만이 독과점식으로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성기업은 피스톤링, 실린더라이너, 캠 샤프트 등 엔진 핵심 부품을 생산해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특히 피스톤링의 경우 국내 점유율이 80% 이상에 달할 정도다.

업계에서는 총 2만5000여개의 자동차 부품 중 적어도 200여개 이상에서 유성기업과 같은 독과점식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특정 업체의 생산이 막히면 자동차 산업 전체가 마비될 수 있는 구조는 피스톤링 외에도 엔진, 시트, 도료 등에서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셈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이 같은 위험을 알면서도 비용 절감을 위해 특정 협력사에게만 부품 생산을 의존하고 있다. 완성차업체의 입장에서는 협력업체를 다원화시키기 보다는 1~2개사로 압축하면 '규모의 경제'로 인해 공급받는 부품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

이 같은 시스템은 결국 자동차의 가격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국내 대다수의 완성차업체들이 위험성을 알면서도 부품공급을 독과점식으로 받아왔고 결국 이번에 유성기업의 사태로 문제점이 드러난 것이다.

아울러 충분한 재고를 확보해놓지 않은 것 역시 관리·물류비 등에 따른 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1980년대 후반 노사 문제로 부품 공급이 어려웠던 완성차업체들은 그 후 부품사를 다원화 시켰지만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비용 및 재고관리의 어려움으로 협력사를 줄인 것과 같은 맥락이다.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부품 조달에 따른 '리스크 관리' 보다는 '비용절감'을 우선순위에 놓고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의 완성차 업체들이 비용절감을 위해 일본 차동차 업체를 벤치마킹하다가 유성기업 파업과 같은 암초를 만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일본 완성차업체들은 원가절감 등을 이유로 협력사의 수를 계속 줄여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유성기업 사태로 완성차 업체들은 단가가 낮은 특정 업체에 부품의존도를 높이는 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부품 공급선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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