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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는 승객 골라 태우면 안 되나?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1-04-05 08: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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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른 이유 없이 택시기사를 폭행하거나 화풀이 대상으로 삼는 승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택시기사가 승객에게 폭행당해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가히 택시기사의 수난시대다.

하지만 택시는 손님을 가려 태울 수가 없다. 불량 손님인줄 알면서도, 심지어 ‘택시강도 아닐까’ 예감이 안 좋은 손님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태워야 한다. 승차거부로 벌금을 물거나 면허정지 될까봐서다.

택시 승차거부는 대부분 자정 전후 밤거리에서 발생한다. 자정 전후 밤거리는 대부분 조용하지만 유흥가 밀집지역은 거의 아비규환이다.

밤늦게까지 열심히 일하다 퇴근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한 잔'하고 거나하게 취한 술꾼들이 밤거리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취객들은 택시를 잡으려고 휘청거리며 도로 한 복판까지 나오기도 한다. 그러다가 황천길 간 사람도 있다.

심야시간대 유흥가에서 택시 승차거부가 심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다.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거의 취객들이다보니 택시들은 손님을 가려 태우게 된다.

여기에 손님이 집중되다보니 기사들은 ‘돈이 되는 손님’이나 ‘손님다운 손님’을 태우려고 한다. 국민 교통편의 제공이라는 택시면허발급의 취지상 손님을 가려 태우는 일은 당연히 처벌대상이다.

하지만 승객들은 모두 천사가 아니며, 택시기사도 모두 천사가 될 수 없다. 그럼에도 택시기사는 모두 천사가 되라고 강요하는 처사는 뭐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됐다.

승객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택시기사의 인권 또한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택시기사는 행패 부리는 승객의 탑승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손님은 꼭 왕이 아니며, 모든 손님이 왕이 될 수도 없다. 하지만 우리의 택시정책은 ‘손님은 꼭 왕 대접을 받아야한다’는 전제아래 시행되고 있다. 그래서 승차거부하면 사정이야 어떻든 택시기사는 대부분 처벌받는다.

택시 승차거부를 근절하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버스·지하철을 낮처럼 운행하는 것이다. 운영경비가 만만치 않을 것이지만 세금 거둬서 다 어디다 쓰나? 국민 모두를 왕으로 대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택시기사에게만 강요하지 말고 정부가 나서서 솔선수범을 보여봐라.

대부분 취객들인 심야 택시 승객의 인권을 보장한다며 택시기사에게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는 처사는 결코 옳지 않다. 택시기사들은 하류층으로 전락한지 이미 오래됐으며, 대부분 어려운 삶을 살고 있다.

친절, 안전만을 강조하면서 국가와 국민은 이들에게 무엇을 보상했나? 노래방 도우미 아가씨 1시간 봉사료(필자가 알기로는 보통 3만원)보다도 못한 택시요금으로 보상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우리나라는 지하철·버스가 스톱하면 난리가 나지만 선진외국의 경우 국민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지하철·버스 종사자가 내는 목소리도 사회 각계각층의 목소리와 마찬가지로 또 다른 하나의 집단이 내는 가치로써 수용되기 때문이다.

택시기사의 인권과 권리도 당연히 우리 사회 구성원의 하나로 대접받아야 한다. 오히려 택시기사의 삶이 일반 국민의 평균치 삶보다도 더 핍박하기 때문에 더욱 더 대접받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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