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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기사, 승객에게 맞아 죽기까지!!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1-03-29 18:4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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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 이유없이 폭행·화풀이 하는 승객들 많아져
택시기사를 폭행하는 승객들이 늘어나면서 대책마련의 목소리가 높다. 심지어 택시기사가 승객들에게 폭행당해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9일 경기도 평택경찰서는 요금이 많이 나왔다는 이유로 택시기사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P씨(22)와 L씨(22) 등 2명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P씨 등은 28일 새벽 3시 10분쯤 경기도 평택시 서정동의 도로변에서 요금이 많이 나왔다며 택시기사 L씨(48)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경기도 서정동에 있는 술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고 택시에 탄 뒤 택시기사 L씨와 실랑이를 벌이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각 경찰서마다 택시기사에게 별다른 이유도 없이 폭력을 휘두르고 화풀이하는 승객들이 잇따라 입건되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최근 만취 상태로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C씨(25)를 불구속 입건했다. C씨는 새벽 1시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택시를 타고 가다 운전기사 S씨(68)가 목적지에 도착했다며 요금을 낼 것을 요구하자 갑자기 S씨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폭력을 휘둘렀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도 최근 같은 혐의로 I씨(28)를 불구속 입건했다. I씨는 밤 10시쯤 연희동 내부순환도로에서 B씨(54)의 택시를 타고 귀가하다 "왜 돌아가느냐"며 B씨를 마구 때렸다.

서울 중랑경찰서도 택시기사를 폭행한 K씨(45)를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K씨는 새벽 2시50분쯤 묵동 D나이트클럽 앞에서 N씨(61)의 개인택시에 탑승한 뒤 행선지 문제로 다툼을 벌이다 N씨에게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밝혀졌다.

최근 서울 용산경찰서는 택시가 잡히지 않는 것에 격분해 지나가던 택시에게 화풀이를 한 회사원 H씨(38)를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H씨는 새벽 3시20분쯤 이태원동에서 택시가 잘 잡히지 않는 것에 격분해 "요즘 택시들은 버릇이 없다"며 B씨(35)의 택시를 발로 차 부순 혐의다. 경찰에서 H씨는 "택시들의 승차거부가 심해 홧김에 일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유없는 승객의 폭행과 화풀이는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택시기사들의 한결같은 골칫거리다. 사고위험은 물론 생명까지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폭행하는 승객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같이 폭력을 행사한 택시기사도 나란히 입건되는 경우도 적지않다.

한 개인택시기사는 "택시기사들은 억울한 일이 있어도 혹시나 면허 취소나 벌금을 물게될까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블랙박스 사용도 제한돼 있어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노출돼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최근들어 택시 내 각종 사고에 대비해 블랙박스를 설치한 택시들이 늘어났지만 실내 촬영과 음성 녹음 등은 금지하도록 돼 있어 현실적으로 기사들을 보호하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운행중인 택시기사를 폭행할 경우 가중처벌로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를 적용하는 만큼 승객들의 자제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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