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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공제조합, 휴일도 따로 없는 회의…왜?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1-03-23 09: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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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식 고조…경영수지 개선 절박한 심정 반영
 
전국택시공제조합이 휴일도 따로 없이 경영개선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국택시공제조합은 지난 19일 본부 회의실에서 올해 지부별 경영개선계획 보고를 위한 부지부장, 사업소장(지역팀장), 보상팀장, 대물팀장 등 50여명이 참석하는 간부직원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는 휴일인 토요일에 개최된데다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2시까지 점심식사도 거른 채 강행됐다.

이날 회의는 각 지부별로 올해 경영개선계획을 발표하고 박복규 전국택시연합회장, 최찬수 공제이사장, 김형휘 상무이사가 문제점 및 중요사항을 다시 한번 되짚어 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박 회장의 예리한 문제점 지적과 실질적인 경영개선계획을 따지듯 묻는 질문에 간부직원들이 혼쭐이 났다는 후문.

또 그동안 대인보상에 비해 그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된 대물보상에 대한 혁신과제가 거론돼 "옛날 회의와는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대물보상관련 혁신과제로는 렌터카 비용절감을 위한 특정 업체와 업무협약 체결방안, 렌터비 지급시 부가가치세 지급방법 개선방안, 렌터비 부당지급 방지를 위한 신속 대응 매뉴얼, 외제차 수리기간 단축방안 등이 거론됐다.

택시공제조합은 최근들어 휴일인 토요일에 간부회의를 갖는 날이 잦아지고 있다. 경영진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고 조직의 허리인 간부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해 일부러 휴일을 택해 회의를 갖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지만, 어느 누구도 불평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위기의식이 높은 데다 경영수지 개선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택시공제조합의 경영수지는 지난해말 기준 누적흑자 18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한 순간에 적자로 전환될 수 있는 수준이다. 또 화물·버스공제조합에 비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데다, 분담금 규모가 5~6배 떨어지고 뒤늦게 출범한 개인택시공제조합의 누적흑자 400억원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이다.

5개 자동차운수공제조합 중 1호로 출범, 30년의 역사를 넘긴 택시공제조합은 옛날엔 경영수지가 가장 좋았으나 최근들어 전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년전만해도 직원 연봉도 5개 공제조합 중 최상위였으나 최근엔 화물·버스공제조합에 비해 20~30% 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공제조합은 최근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서울지부의 조직을 20개 팀에서 12개 팀으로 축소하고 서울지부장을 해임하는 등 경영개선을 위한 강한 추진력을 보이고 있다. 휴일인 토요일에 갖는 회의도 남들에겐 평범한 회의로 비쳐질 수 있지만 그 의미가 크게 다르다.

택시공제조합의 경영개선 노력이 과거의 영화를 다시 한번 재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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