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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시장 악화 주범은 우체국?
  • 이호돌 기자
  • 등록 2011-03-05 23:3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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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압도적 경쟁력으로 요금 인하경쟁 주도
택배시장 서비스 악화 원인이 우체국택배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4일 현대경제연구원은 2003년 이후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택배요금이 주요 배경이라며, 특히 지난 1997년 시장 진입이후 세금으로 완성된 3500개의 우체국 택배 거점망(민간 택배사 총합계 194개)이 택배요금 하락을 주도, 시장 악순환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고 지적했다.

택배산업은 지난 1992년 첫선을 보인이후 해가 갈수록 외형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반면 수익률 하락과 소비자 불만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공공 서비스라는 대외명분을 내세워 정책적, 법률적 보호를 받으며, 민간 택배기업이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 경쟁력으로 성장을 견인하던 시장에 처음 요금인하 경쟁에 나서 물류산업의 미래를 담보했다는 것이다.

택배시장 안팎의 전문가들은 택배산업이 적정 이익률을 얻을 수 있는 택배요금을 3000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우체국택배가 서비스를 개시한 1997년 이후 2000년 상위 4개사 민간 택배사들의 경우 평균 요금 3170원을 받았던 반면 우체국택배의 경우 이보다 높은 4140원을 수령했다. 하지만 이렇게 높은 요금을 받았던 우체국택배는 2001년 월등한 경쟁력을 앞세워 3053원으로 가격을 인하 경쟁을 격화, 이후 민간 택배사는 4223원으로 인상, 시장의 판도를 바꾸게 됐다.

보고서는 택배단가 하락이 택배영업환경을 악화시킨 가장 큰 원인이고, 전국 우편 서비스망을 통해 택배시장에 진입한 우체국택배가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결국 안정적 성장을 이루던 택배시장은 우체국택배로 인해 공정한 경쟁 확립과 성장 잠재력 확충을 희생시키며, 공공성만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또 보고서는 고객의 입장에선 택배요금이 낮아짐에 따른 이익이 약 16조원에 달하지만, 택배 종사자들의 이탈과 국가 물류산업의 성장 잠재력 고갈이란 보이지 않는 손실을 산출하면 일자리만 3만5000개가 사라지면서 약 23조원의 소득 창출기회가 사라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꼬집었다.

이번 보고서는 우체국택배에 대한 불공정 행위가 당장 국민들에게 공공의 서비스로 호평을 받고 있지만, 향후 물류산업 발전을 담보로 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우체국택배는 국민들에게 보편적이고, 필수적인 서비스에 전념하고, 민간이 개척한 택배는 민간기업에게 위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저가요금으로 인한 택배서비스 질이 크게 하락하고 있는데 따른 대안으로 민간택배사와 우체국 택배 모두 택배민원센터 공동운영과 정부기관인 한국소비자원등을 통해 택배서비스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결과를 공시함으로써 고객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이번 보고서에 대해 우체국택배 관계자는 "우체국택배의 현재 고시 요금은 민간 택배사 고시 요금과 비슷하며, 실제로 다량 발송업체에 적용하는 요금은 민간택배사가 우체국택배 보다 오히려 더 낮은 수준"이라며 가격인하에 따라 현 국면을 우체국으로 책임을 묻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항변했다.

특히 시설 및 인프라 무상이용의 경우 구축비용을 원가에 반영해 이용정도에 따라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만큼 불공정한 경쟁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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