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간 경유값 4배 올라...운임은 10% 이상 떨어져
화물연대 소속 트레일러 운전기사 김동윤(48)씨의 분신자살 사건은 지입제 운영과 다단계 알선, 저운임 구조 속에 있는 화물차 운전기사들의 절망적인 삶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화물연대는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정부가 화물차량의 연료인 경유 값을 무자비하게 올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경유 값은 1996년 당시 ℓ당 301원이었으나 이달 현재 1천170원으로 10년만에 4배 가까이 올랐다.
경유 값이 이렇게 오른 원인은 무엇보다도 비이성적인 유류세제 때문이라는게 화물연대의 지적이다. 정부가 많이 벌고 많이 쓰는 사람에게 그만큼 세금을 거두는 것이 아니라, 기름을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내야하는 간접적인 부과방식으로 편하게 세수를 확보하면서 경제적 불평등을 조장해 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경유값은 OECD 평균보다 1.86배, 일본보다 3.83배나 높다고 화물연대 측은 밝혔다.
반면 화물운송료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40피트짜리 컨테이너를 기준으로 1996년에는 45만원이었으나 최근에는 39만원으로 오히려 10% 이상 떨어졌다.
정부는 2001년 경유 사용 억제를 위해 경유에 부과되는 세금을 올리면서 대체방법이 없는 화물차에는 유류보조금을 주기 시작해 화물차 기사들은 3~6개월 단위로 경유보조금을 지급받고 있다. 9월 현재 리터당 152원의 경유보조금이 지급되며 월 평균 사용량의 150%까지 지급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나 자치단체마다 재원부족 등의 사유로 지급액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6개월분(390만원)을 지난 9월6일 지급했다. 그러나 부가세 등 세금을 내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 보조금에 대한 압류조치를 내렸다. 정확한 집계자료는 없으나 현재 부산에서만 고 김동윤 씨처럼 경유보조금이 압류된 화물 노동자만 해도 4천여명에 달할 것으로 화물연대 측은 추산했다.
최근 화물연대 조사결과 화물운송 노동자들은 카드빚 1천652만원 등 1인당 평균 3천648만원의 빚을 안고 있으며, 4명 가운데 1명이 신용불량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화물연대 관계자는 "지금은 죽음의 행렬이 계속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정부와 부산시는 동북아물류중심도시 건설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책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화물노동자들은 여러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살 수 없는 지경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