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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전문 주간신문의 어느날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1-01-07 07:3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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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년 가상 시나리오
2011년 어느 날, 교통전문 주간지 A신문사의 회의광경.

A부장: 인원이 없어서 제대로 취재가 안됩니다. 인원 보충이 시급합니다.

B상무: 신입기자를 모집해도 젊은 기자들이 오지 않아요. 연봉이 적으니까.

C국장: 지금 배부르게 취재가 문제입니까? 광고가 안되는데요. 제가 거의 매주 별지 특집 만드는 것 아시죠. 하지만 이제 한계에 왔어요. 단체나 기업들이 바봅니까? 이제 "예산이 없다"고 발뺌하는거예요. 내년에는 더욱 기대하기가 어려워요. 신문사가 돈을 벌 방법은 결국 기업 입맛에 맞게 광고 특집을 하는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어요? 그나마 돈 되는 일 하는 사람이 저 정도인데, 벌어오는 만큼 좀 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지면 메우랴, 온라인 기사 메우랴, 광고하랴, 이대로 가다간 쓰러지겠습니다.

사장: 하지만 기사가 중요해요. 볼만한 기사가 없으니 광고도 떨어지는 것 아닌가요? 다른 신문을 볼 때마다 많이 부족한 것을 느낍니다.

D부장: 기사도 기사지만 사진은요? 사진기자 없는 신문사가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기자가 찍은 사진은 한 장도 없고, 기업체에서 홍보용으로 돌린 사진이 전붑니다.

사장: 다들 잘 아시겠지만, 지금 신문업계가 워낙 어렵지 않습니까. 사람을 뽑기가 쉽지 않아요. 요즘 페이퍼로 신문 읽는 사람들 얼마나 됩니까. 다들 포털에서 보죠. 게다가 스마트폰이다 태블릿PC다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앞이 더 캄캄해졌어요. 올해 대학에 들어간 우리 딸만 해도 아빠가 명색이 신문사 사장인데도 신문을 쳐다보지도 않아요.

A부장: 교통업계가 문젭니다. 구조적으로 신문을 읽는 환경이 아니예요. 수준도 떨어지고.

C국장' 업의 힘들어서 그런 걸 어쩌란 말입니까? 우리가 그들 수준에 맞춰야지, 내 참. 그래도 우리 신문은 업계에서 가장 낫다는 이야기를 듣고있잖아요. 다른 전문지들 보세요. 엉터리가 너무 많아요.

사장: 그래도 우린 신문업계 상위그룹이라고 자위하지만, 솔직히 얼마나 가겠습니까. 이제 유료부수까지 공개돼 광고주들이 단가 조정하자고 난리인데…여러분 사정은 알겠지만, 회사가 인건비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는 걸 염두에 두고 '1인3역'으로 위기 상황을 타개해 봅시다.

B상무: 사람들이 부족하다는 건 늘 하던 얘기 아닙니까. 다행히 우리는 다른 회사보다 맨파워가 떨어지지 않으니 사장님 말씀대로 '1인3역' 합시다. 그 수 밖에 무슨 방법이 있겠어요?

D부장: 하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회사가 투자를 해서 신문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 그래야 힘든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널리즘의 기본을 외면해서는 결국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사장: 저널리즘 운운 하지 맙시다. 광고도 없는데 신문 내기가 말처럼 쉬워요? 월급 맞추기 위해 죽을 지경인데 언론이니 뭐니 찾는 사람을 보면 아주 밉상이더라구요.

A부장: …

B상무: …

C국장: …

D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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