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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검사정비聯 '코미디' 같은 회장 선거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1-01-03 17: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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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복되는 갈등과 반목…일선 조합원들 "부끄럽다"
"투표권자 12명에 5명 입후보→1명 사퇴→선거관리위원 선거개입 시비 끝에 선거 연기→1명 사퇴→3명 경합 끝에 박완수 후보 당선→정병걸 후보 금품 받았다며 이의 제기→박 당선자 무효 선언"

최근 치러진 전국자동차검사정비연합회의 회장선거 과정이다. 불과 12명이 회장 1명을 뽑는 과정에서 온갖 갈등과 반목을 겪으며 우여곡절을 거듭하고 있다.

전국자동차검사정비연합회는 이미 반쪽짜리 단체다. 전국 17개 시·도 조합 중 서울·경기·인천·경기제1·강원·광주 등 6개 조합이 연합회의 운영에 반발, 탈퇴하고 11개 조합만 남았다. 수도권 조합이 모두 탈퇴해 전국 연합회의 상징성이 퇴색됐으며, 탈퇴 조합원 수도 전국 조합원 업체 수(4200여개사)의 절반에 달한다.

그럼에도 회장 선거가 파행을 겪고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연합회 구성원 개개인의 탐욕과 이기심 때문이라는 것이 일선 조합원들의 시각이다.

한 마디로 연합회가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는 것이다. 일선 조합원들은 "이번 회장 선거과정을 볼 때도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며 연합회의 자성을 촉구하고 있다.

우선 회장 선거에 무려 5명이 입후보한 것부터가 그렇다. 투표권자는 정병걸 회장을 포함해 모두 12명으로 투표권자의 절반 가까운 숫자가 회장이 되겠다고 나섰다.

일선 조합원들은 "연합회의 분열과 갈등을 여실히 드러냈다"며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거나 제사보다 제삿밥에 더 관심이 있는 후보도 있는 것 아니냐"며 후보 난립에 대한 의혹과 불신의 눈길을 보냈다.

아니나 다를까. 12월8일 열린 회장 선거는 파행으로 끝났다. 한 명의 후보가 사퇴, 4명의 후보로 압축된 가운데 일부 후보들이 선거관리위원들의 선거개입 의혹이 있었다고 주장, 갑론을박하면서 결국 회장을 뽑지못했다.

이날 총회에서는 김동배 후보(경북조합 이사장)가 "선거관리위원들의 선거개입 정황이 드러났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정병걸 후보가 이에 가세하면서 회원들 간 소모적인 말다툼을 벌이기만 했을 뿐 결국 회장 선거를 실시하지 못했다.

특히 일부 회원이 고집과 생떼를 부리는 가운데 애매모호한 의사진행과 소모적인 말다툼만 벌이는 추한 모습을 연출했다. 일부 회원들은 "정·김 후보 측이 불리함을 느끼고 고의로 선거일을 연기했다"고 주장했다.

우여곡절 끝에 12월 21일 다시 열린 회의에서는 한 명의 후보가 다시 사퇴, 3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인 끝에 제12대 회장에 박완수 후보가 선출됐다.

1차 투표 결과 박완수·김동배 후보가 각각 5표를, 정병걸 후보가 2표를 얻어 2차 투표에 들어갔다. 2차 투표에서 박 후보는 7표를 획득, 5표에 그친 김 후보를 2표 차로 누르고 차기 회장에 당선됐다.

그런데 이날 밤 늦게 선거에 떨어진 정병걸 후보가 "선거가 끝난 뒤 박완수 당선자가 사례금을 자신에게 전달해 왔다"며 선거관리위원 측에 전화로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허대훈 제주조합 이사장)는 23일 긴급회의를 갖고 "금품이 오간 정황이 드러난 이상, 이번 선거는 선거관리규정에 의해 무효"라고 선언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무효 결정과정도 매끄럽지 못해 의혹과 불신을 사기에 충분했다. 박 당선자의 소명기회도 주지 않은 채 정 후보의 말만 믿고 그대로 선거 무효를 선언한 것이다.

박 당선자 측은 "위원장의 횡포"라며 "이는 정 후보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병걸 회장은 회장 선거 무효로 차기 회장 선출 시까지 회장직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자도 적법한 절차에 의해 회장에 당선된 만큼 엄중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결국 후보자들 간 극적인 합의가 없는 한 전국자동차검사정비연합회는 예전 그대로 파행과 반목만 거듭될 전망이다.

일선 조합원들은 "새로운 회장이 선출돼 연합회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 산산조각 나버렸다"며 "연합회 구성원들이 개개인의 욕심과 이기심으로 연합회를 망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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