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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자리 잦은 연말 택시기사 '수난시대'
  • 김봉환
  • 등록 2010-12-20 22:4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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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취승객들, 갖은 이유 폭행·시비 잇따라

연말을 맞아 송년회 등 잦은 술자리로 인한 만취상태의 승객들이 늘어나면서 택시기사들이 수난을 겪고 있다.

'돌아간다', '도착지가 다르다' 등 온갖 이유로 실랑이를 벌이는 것은 예삿일이 됐으며 아무 이유도 없이 폭언과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잇따라 사고위험은 물론 택시기사들의 생명까지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회사택시기사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지난 16일 밤 여자 손님이 승차하자마자 차안에서 냄새가 난다고 시비를 걸더니 운행하는 내내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A씨는 몹시 불쾌했지만 참고 목적지까지 안전히 데려다 줬다. 그러나 A씨는 다음날 경찰서로부터 뺑소니 혐의로 신고가 들어왔으니 방문하라는 전화를 받아야 했다.

여자 승객이 A씨가 치아를 망가뜨리는 등 자신을 다치게 한 후 달아났다고 말을 꾸며낸 후 차량 번호를 찍어 경찰에 신고했던 것.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여자 승객이 했던 말을 모두 수첩에 적었던 A씨는 전후 사정을 경찰에 설명한 후 풀려났지만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다.

A씨는 "무고죄로 그 여자 승객을 고발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택시 기사를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같은 승객의 이유 없는 시비는 경중의 차이는 있지만 모든 택시기사들의 한결같은 골칫거리다.

지난 17일 밤 취객을 태웠던 개인택시기사 B씨는 "술에 잔뜩 취한 승객이 자신이 조직폭력배와 친하다며 공갈 협박을 하고 이유도 없이 주먹질까지 하려 했다"며 "이런 일에 대비해 얼마 전 30만원을 들여 CCTV를 설치했는데 해상도가 더 높은 모델로 바꿔야 마음이 놓일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망년회나 송년회 등 술자리가 잦아지면서 만취한 승객들이 택시기사에게 폭언과 폭력을 행사하는 사건이 하루에도 몇차례씩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택시기사에게 이유없이 시비를 건 뒤 주먹을 휘두른 승객들이 입건되는 사례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또 이런 승객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한 택시기사도 나란히 입건되는 경우도 적지않다.

경찰 관계자는 "운행중인 택시기사나 대중교통 기사를 폭행할 경우 가중처벌로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를 적용하는 만큼 음주 자제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각 지자체들이 택시 내 각종 사고에 대비해 블랙박스를 설치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실내 촬영과 음성 녹음 등은 금지하도록 돼 있어 현실적으로 기사들을 보호하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서울개인택시조합 관계자는 "택시기사들은 억울한 일이 있어도 혹시나 면허 취소나 벌금을 물게될까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블랙박스 사용도 제한돼 있어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노출돼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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