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PG택시보다 운용비 저렴…배터리 구입 비용이 문제
택시를 전기차로 바꾸면 정부 보조금을 받지 않고도 수익을 낼 수 있을까?
현재 세계 20여개 국가에서 르노-닛산과 합작해 전기차 보급사업을 벌이고 있는 베터 플레이스(Better Place)가 일본 도쿄에서 전기 택시 시범운행 결과, 연료비 절감으로 전기차 초기 구입비용을 쉽게 만회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 전기 택시 1대당 초기 투자비는 일반 LPG택시보다 240만엔(약 3200만원) 정도 더 들었지만, 18만5000㎞를 주행하면 LPG 택시 대비 손익분기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에 10만㎞씩 5년만 주행하면, LPG 택시보다 대당 운용비를 17% 절약할 수 있다는 것.
베터 플레이스의 '도쿄 전기 택시 프로젝트'는 일본 경제산업성·자원에너지청의 전기차 보급 실증(實證)사업으로 추진됐다. 올 4~6월, 9~11월 등 총 6개월간 도쿄 최대 택시회사인 일본교통의 택시 3대를 배터리 교환식 전기차로 바꿔 운행했다. 배터리는 미국 배터리업체인 A123가 공급했다. 차량은 닛산의 SUV인 듀얼리스(르노삼성 QM5의 원형)를 사용했다.
택시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운행되는 반면 전기차는 충전에 6시간 이상 걸리고, 1회 충전으로 150㎞ 이상 달리지 못한다. 이에 따라 전기 택시는 배터리를 반드시 교환해 줘야 한다.
때문에 베터 플레이스는 도쿄 시내에 배터리 교환소를 만들고, 택시가 들어오면 곧바로 배터리를 바꿀 수 있게 했다. 배터리 교체시간은 평균 59초로 LPG 충전시간보다 오히려 짧았다.
도쿄 시내에서 택시(약 6만대)는 도쿄 내 운행 차량의 2%에 불과하지만, CO₂배출량은 20%를 차지한다. 또 택시는 일정 지역을 달리고 차량 종류도 몇개 안 된다. 택시용 기존 LPG 충전소를 활용하면 배터리 교환용 부지도 확보할 수 있다.
베터 플레이스 일본법인의 후지이 기요타카 사장은 "택시를 전기차로 바꾸면, 친환경차 홍보는 저절로 되지만 배터리 대량구입 비용을 초기에 누가 감당하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