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대기업 물류 자회사 육성 '논란'
  • 강석우
  • 등록 2010-12-02 17:46:53

기사수정
  • 물량 몰아주기로 기업수익 그룹 총수·가족이 독식
삼성그룹의 비 상장사인 삼성SDS의 기업공개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재벌그룹의 물류자회사 육성이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올해 초부터 삼성SDS가 상장 후 신업종인 물류사업을 키우려 한다는 소문 때문에 일각에선 삼성SDS가 현대기아차 그룹의 글로비스와 유사한 형식을 통해 정몽구·정의선 부자 기업인 글로비스에 이어 또 하나의 재벌그룹 물류 자회사가 출현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물류업계는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국내 재벌그룹 대부분은 수조원의 매출을 일으키는 대형 물류 자회사를 갖고 있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기아차그룹의 글로비스, LG그룹 구본호씨가 대주주인 범한판토스, LS家 딸이 대표로 있는 태은물류, 최근 야구방망이 매질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철원 사장의 마이트앤메인 등이 있다.

또 김승연회장의 누나가 대주주인 한화그룹의 한익스프레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최대주주인 CJ GLS, 한솔그룹의 한솔CSN, 동아제약의 용마로지스, 삼성전자의 삼성전자로지텍, 롯데그룹의 롯데로지스틱스, 두산그룹의 세계물류, 동원그룹의 동원로엑스, 동부그룹의 동부익스프레스 등 재계 상위권 대기업 중 물류 자회사가 없는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다.

대부분의 대기업 물류 자회사들은 "물류 자회사 설립이 무엇이 문제냐"고 반문한다. 기존 물류기업들이 자사 특성을 고려한 전문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대기업 물류자회사들의 지분 구조가 대부분 친 인척과 가족들이 소유로 이들 기업들의 수익이 그룹 총수 혹은 가족들에게만 돌아간다는 점이다. 특히 그룹 비자금이 불거질 때면 매번 거론되는 곳도 우연하게 대기업들의 물류 자회사들이어서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

이들 대기업 물류자회사들은 자사 물량을 기반으로 고속성장을 하고 있는 기업이란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대기업 물류자회사들은 이런 점을 의식해 자사 물량이외에도 타 산업 물량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으나 이는 극히 미미할 뿐이다.

대기업 물류 자회사들의 경우 회사 주주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사업 기회를 봉쇄하고, 이를 가족과 친족 및 자신들이 대신 수행하면서 사적인 이익을 편취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잇다. 글로비스의 경우 정 회장 부자가 직접 출자해 설립해 그 수혜를 독식하고 있으며 지배주주 친족이 설립한 범한판토스, 태은물류, 마이트앤메인, 한익스프레스 역시 이런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물류사업은 해당 그룹이 존속하는 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는 특성 때문에 물류자회사를 운영하는 재벌그룹 오너 혹은 친족들 입장에선 땅 짚고 헤엄치기 식 사업이다. 운송전문가들은 "특별한 경영압박도 없고, 그룹 전체 물량 밀어주기 식으로 재벌그룹 소유주 혹은 친인척들에겐 딱 맞는 사업"이라고 꼬집었다.

대다수 대기업 물류자회사들은 자체 운송 차량이 거의 없다. 하지만 서류만으로 자신들과 거래하는 운송업체에 화물을 위탁, 중간 주선료를 챙겨 손쉽게 수익을 챙긴다. 이 때문에 많은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이런 물류자회사를 설립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대기업 물류 자회사들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제3자 물류 활성화 정책에도 역행하고 있다. 정부는 끊임없이 전문 물류기업들에게 아웃소싱을 해야 한다며 제 3자 물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나 시장은 물동량을 갖고 있는 대기업 물류자회사들의 확대로 점점 2자 물류시장으로 회귀하는 거꾸로 현상을 보이고 있다.

포춘 500대 기업들의 물류 아웃소싱 비중을 살펴보면 1991년 38%에서 2004년 80%로 증가했으며, 미국의 3자물류시장 역시 연평균 10.8%씩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 제조기업이 물류 자회사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운송전문가들은 대기업 물류 자회사들로 인한 폐해를 벗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투명한 지배 구조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정부도 물류시장에 공정한 수익배분이 가능하도록 면밀한 시장 감독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장 많이 본 기사더보기
  1. 김포골드라인·9호선 혼잡도 낮춘다…국비 지원해 철도 증차 정부가 서울시와 김포시의 도시철도 혼잡도를 완화하기 위해 국비를 지원한다.국토교통부는 올해 서울시와 김포시에 각각 64억원, 46억원의 국비를 투입해 철도 증차 지원에 나선다고 28일 밝혔다.김포시에는 향후 3년간, 서울시에는 4년간 한시적으로 국비가 지원된다.이를 통해 김포 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는 2026년 말까지 5편성 증차하고,...
  2. '보행자 지위' 배달·청소로봇 사고 책임은?…법령 정비한다 보도로 다니며 배달, 순찰, 청소 등을 하는 실외이동로봇의 상용화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찰이 사고가 났을 때 책임 소재와 조치 사항을 규정하기 위한 법제도 정비에 나선다.28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실외이동로봇 등 원격운전 통행 안전성 제고를 위한 법제도 개선 연구' 연구용역을 발주했다.경찰청은 제안요청서에서 ...
  3. 자동차부품 신시장 개척 확대로 `24년 자동차산업 최대 수출실적 달성 도모 산업통상자원부는 자동차부품 신시장 개척 확대를 통해 `24년 자동차산업 분야(완성차 + 자동차부품)의 최대 수출 실적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2024. 4. 16(화) 10:00 충청남도 서산시에 위치한 미래차 핵심 부품인`자동차 배터리 · 모터 케이스`수출기업인 코넥을 방문하여, 관계자로
  4. 25일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설명회...16개 지자체 담당자 대상 국토교통부는 4월 25일(목) 오후 2시 대전에서 전국 16개 광역 지자체 담당자를 대상으로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사업’ 설명회를 개최한다. 국토교통부는 4월 25일(목) 오후 2시 대전에서 전국 16개 광역 지자체 담당자를 대상으로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사업` 설명회를 개최한다.설명회는 「철도지하화통합개발법」, 사업 구조 및
  5. 현대자동차,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 참가 현대자동차가 차별화된 고성능 전동화 기술을 앞세워 중국 시장 내 브랜드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선다. 현대자동차는 25일 중국국제전람중심 순의관(China International Exhibition Center, Shunyi New Hall)에서 열린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Auto China 2024)`에서 `아이오닉 5 N`을 중국 시장에 선보였다.현대자동차는 25일(현지시각) 중국국제전람중심
  6. 화물, 제대로 안 묶으면 단속 걸린다 정부가 4월 17일부터 사업용 화물차 불법운행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단속에 나선다.  주요 위반 적발 사국토교통부는 화물차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1차(4.17〜6월)로 수도권, 강원권, 충청권, 2차(9월〜11월)로 전라권, 경상권 등 전국을 대상으로 합동단속을 시행할 계획이다.  위반행위가 적발될 경우 위반차량에 대해 운행정지 30일 또는...
  7. 기아, PBV와 로보틱스 기술 연계해 라스트마일 솔루션 고도화 나선다 기아가 PBV와 로보틱스 기술의 연계를 통해 물류 혁신을 위한 고도화된 솔루션을 추진한다. 기아는 최근 CJ대한통운, 현대건설, 로봇 전문 스타트업 디하이브와 함께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봇개 `스팟(SPOT)`을 활용한 라스트마일 로봇 배송 서비스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기아는 최근 CJ대한통운, 현대건설, 로봇 전문 스타트업
  8. 천안시, 5월부터 ‘현금없는 시내버스’ 43개 노선 63대로 확대 천안시가 5월부터 현금으로 결제할 수 없는 시내버스를 확대 운영한다고 25일 밝혔다. 천안시가 5월부터 현금으로 결제할 수 없는 시내버스를 확대 운영한다.시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5개월간 시내버스 9개 노선 28대를 대상으로 시범 도입한 현금 없는 시내버스를 43개 노선 63대로 확대한다.  이는 전체 시내버스 현금승차 비
  9. 도로교통공단 TBN교통방송 두 바퀴 교통안전 협의체 구성 TBN교통방송과 이륜차 유관기관이 이륜차 교통사고 예방과 안전문화 조성을 위해 힘을 합친다. 도로교통공단 TBN교통방송(본부장 김환열)은 16일(화) 도로교통공단 서울지부(서울시 서초구 소재)에서 안전한 이륜차 문화 확산을 위해 `2024 두 바퀴 교통안전협의체` 발대식을 개최했다.도로교통공단 TBN교통방송(본부장 김환열)은 16일(화)
  10. 고양시, 마을버스→시내버스로 전환…5월 1일 운행 개시 고양시는 마을버스에서 시내버스로 전환된 버스가 내달 1일부터 9개 노선으로 본격 운행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양시는 마을버스에서 시내버스로 전환된 버스가 내달 1일부터 9개 노선으로 본격 운행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고양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마을버스업체와 인가 대수를 보유하고 있다. 마을버스의 시내버스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