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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젠택배 매각 배경 놓고 '설왕설래'
  • 이호돌 기자
  • 등록 2010-11-20 21:4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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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금력 갖춘 별도 투자자 있나? 매각 가장한 투자유치?
지난 2007년 유진그룹이 인수한 로젠택배가 또 다시 투자전문업체에 매각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대해 택배업계가 설왕설래 하고 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투자전문업체 나이스F&I와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유진그룹 모회사인 유진기업이 보유한 로젠택배 지분 71%와 HTIC-2호 기업구조조정 조합의 지분 29%를 8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택배업계에서는 로젠택배의 매각을 단순한 인수 합병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우선 배후에 택배사업 진출을 꾀하는 보이지 않는 사업자들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로젠택배가 어느 기업으로 인수되느냐에 따라 택배시장뿐 아니라 물류시장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해 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유통기업이 우회적으로 인수업체로 나선 나이스F&I와 미래에셋 컨소시엄을 앞세워 인수 후 물량 밀어주기에 나설 경우 향후 택배시장에 큰 변화를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수자인 나이스F&I와 미래에셋이 사모펀드(PEF) 형태로 자체적인 금융조달이 아닌 별도의 투자자를 모았을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택배시장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자금력이 있는 국민연금 및 군인공제회 등에게 투자를 권했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견해다.

매각가격이 너무 높은 점도 여러가지 의문을 낳게 하고 있다. 로젠택배가 지난해 매출 1660억원, 영업이익 56억원으로 흑자구조로 돌아섰고 택배산업의 성장성을 평가했더라도 2007년 당시 유진그룹의 로젠택배 인수가격 300억원에 비해 3년이 지난 현재 800억원의 인수 가격은 너무 높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유진그룹이 로젠택배를 완전매각이 아닌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을 가장한 투자유치로 보는 견해도 있다.

농협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은 유진그룹은 신한은행과 농협, 사모투자펀드(PEF)를 대상으로 전환우선주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하이마트에 3000억원의 자금을 유치했으며, 기타 계열사 지분들도 정리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농협물류의 인수 배후설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내년에 하이마트 기업공개가 예정대로 이뤄지면 유진그룹의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되는 만큼 이번 로젠택배 매각도 이 과정의 한 부분일 뿐 큰 의미 부여할 일은 아니라는 견해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로젠택배는 이번 매각에 따른 직원들의 큰 동요 없이 매각을 수긍하는 모습이다. 유진그룹 관계자는 "현재 진행 되고 있는 매각은 특별한 설명이 필요 없는 통상적인 과정일 뿐"이라며 "더하고 뺄 것도 없다"고 밝혔다. 인수주체인 나이스F&I 관계자도 "매각과 인수 이외 특별한 설명 할 것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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