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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을 달리던 시내버스가 갑자기 폭발해 승객과 주변 운전자, 행인 등 17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9일 오후 4시57분께 서울 성동구 행당동 행당역 주변에서 송모(53)씨가 몰던 241번 천연가스(CNG) 시내버스가 신호를 기다리다 막 출발하려는 순간 폭발했다.
폭발은 차체 아래에 설치된 연료통 8개 가운데 한 개가 터져 시작된 것으로 보이며, 폭발로 인한 연기와 파편은 마치 강력한 폭탄이 터진 것처럼 옆 차선을 달리던 차량과 상가까지 뒤덮었다.
특히 폭발의 충격은 승객이 서거나 앉아 있던 버스 내부 밑바닥을 뚫고 올라와 천정까지 부서질 정도로 강력했으며, 인근 상가 유리창까지 파괴될 정도였다.
사고 후 승객들은 폭발 연기 속에서 버스 유리창을 통해 필사적으로 빠져 나오느라 엄청난 혼잡을 빚었고 순간적으로 유릿가루가 뿌옇게 날리기도 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버스 승객 이모(30)씨는 "갑자기 `펑'하는 소리가 들리면서 옆 유리가 다 깨지고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충돌은 없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사람들이 아우성을 치며 깨진 유리창으로 뛰어내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11명과 버스 옆 차량과 오토바이 운전자, 행인 등 6명까지 총 17명이 다쳤다.
부상한 승객 중 이모(28.여)씨는 양 발목이 절단돼 응급수술을 받고 있다. 이씨는 버스 운전석에서 약 2m 뒤에 떨어진 좌석에 앉아 있다 변을 당했다.
이씨를 제외한 16명은 버스에서 뛰어내리는 과정에서 발 뒤꿈치 뼈가 부러지거나 타박상을 입었고 유리 파편에 의한 열상을 입는 등 곳곳을 다쳤다.
이 버스는 행당동에서 무학중학교 방향으로 주행하다 행당역 4번 출구 앞에서 신호 대기 중에 폭발이 났다고 경찰은 전했다. 사고 당시 버스에는 승객 10여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사고 버스의 연료통 8개 가운데 1개가 폭발한 것이 유력한 사고 원인인 것으로 일단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연료통이 폭발한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으며, 연료통의 파열 여부, 가스 누출 여부, 연료통과 연결 부위의 이음매 불량 등이 폭발 원인이 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은 사고 버스를 경찰 차량 정비창으로 옮긴 뒤 과학수사 요원을 동원해 가스관리공단과 함께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사고가 난 버스는 2001년 12월 제조된 것으로 올해 12월까지 운행한 뒤 폐차될 예정이었다.
대규모 폭발 사고가 난 버스는 압축천연가스(Compressed Natural Gas.CNG)를 연료로 쓰는 차량으로, 현재 서울시내 전체 버스(7558대) 중 95.5%인 7234대가 CNG 버스여서 시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시는 사고 직후 시내에서 운행 중인 CNG 버스의 안전실태를 일제히 긴급 점검하기로 하는 등 버스 안전에 일대 비상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