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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스, 7월 LPG값 올렸다 4시간만에 내려
  • 김봉환
  • 등록 2010-07-04 19: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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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초 경쟁사 2배 수준인 100.91원 인상, 충전소 반발에 인상폭 조정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시장에서 1위인 SK가스가 7월 도매가격 인상폭을 경쟁사인 E1보다 두 배에 가까운 수준으로 결정해 발표한 뒤 시장의 반발에 부딪혀 불과 4시간 만에 하향 조정했다.

SK가스는 지난달 30일 오후 6시께 각 충전소에 7월 공급하는 가정용 프로판 가스와 차량용 부탄가스 가격을 모두 ㎏당 100.91원씩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경쟁업체인 E1보다 두 제품 모두 ㎏당 50원 정도 비싼 가격으로 업계에선 SK가스의 인상 폭에 뜻밖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품질이 사실상 같은 LPG는 업체별 공급가격이 1원 단위까지 같은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담합 판정이 내려진 점을 고려하면 의외의 인상 폭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SK가스는 4시간 뒤인 밤 10시께 애초 발표한 것의 절반 수준인 55원(가정용)과 46.3원(차량용)으로 인상 폭을 수정한다고 발표했다.

가격 인상 적용 시점을 불과 1시간여 앞두고서였다.

SK가스 관계자는 "LPG 가격에 큰 영향을 끼치는 환율 변동을 반영하면 ㎏에 100원 정도 인상요인이 있었다"며 "그러나 경쟁업체의 가격 인상 폭과 차이가 너무 커 이를 비슷하게 다시 조정했다"고 해명했다.

SK가스는 당초 환율 급등에 따른 가격 인상 요인을 그대로 반영해 가격을 대폭 올렸다가 충전소에서 경쟁사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공급할 수 없다고 반발하자 인상폭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애초 인상 폭이라면 중형 LPG 차량을 기준으로 완전 충전 시 SK가스 사용자는 E1보다 공급가 기준으로 1300원 정도 더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E1이 SK가스보다 1시간가량 일찍 인상 폭을 공개했기 때문에 이런 해명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익월 공급가를 전달 말께 발표하는 데 이처럼 수 시간 만에 큰 폭으로 공급가를 번복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E1의 공급가를 알면서도 인상 폭을 배로 발표한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SK가스는 지난해 공정위가 천문학적인 담합 과징금을 부과했을 때도 `담합하지 않았다'고 항변하면서 법적 대응을 한 다른 업체와 달리 자진신고를 해 과징금의 50%를 감면받아 다른 업체의 반감을 샀다.

한편 E1 관계자는 "국제 LPG 가격은 계절적인 영향으로 소폭 내렸으나 환율 급등으로 7월 LPG 공급가의 대폭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며 "환율 변동을 감안하면 kg당 100원 이상의 인상 요인이 있었으나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가하지 않는다 방침하에 일부만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LPG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SK가스 33.1%, E1 19.9%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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