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인 성지건설의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중소 택배업체 하나로택배가 결국 사업을 포기하고, 폐업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로택배는 지난달 29일 각 영업소와 지점에 폐업을 통보했다.
하나로택배는 일반택배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의약품전문 택배업체인 고려택배에서 분사, 지난 2006년 1월 설립됐다. 이후 두산가 고 박용오 회장의 아들인 박경원 성지건설 회장이 맡아 2007년 3월 '하나로택배'로 상호를 변경하고 대표에 취임했다.
하나로택배는 박 대표 취임 당시 약 4만 박스였던 취급물량이 1년 만에 약 7만 박스까지 성장했으며 지난해엔 청원 지역에 대규모 택배터미널도 문을 열었다. 하지만 저단가 경쟁에 뛰어들지 않겠다는 선언 이후, 영업소들이 대거 이탈했으며 전체적인 물동량까지 줄어 경영악화가 계속됐다.
한달 최소물량조차 확보하지 못해 매월 적자가 쌓여가는 데다, 최근 모기업인 성지건설이 신용위험평가에서 D등급을 받아 서울중앙지법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를 신청함에 따라 택배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하나로택배는 현재 터미널 용역비, 설비이용료, 직원 미지급 급여 등 지불해야 할 돈도 35억원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택배사들은 간선차량 비용 등을 현금으로 바로 지불을 하고 있으나 하나로택배는 최근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하나로택배의 폐업은 예견된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하나로택배가 최근까지도 매각을 위해 다른 택배회사 등을 물색했으나 성사되지 못한 걸로 알고 있다"며 "물량 감소, 수익성 악화 등으로 결국 사업을 철수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 2006년부터 이어진 신세계(세덱스), 유진그룹(로젠), 동부그룹(동부익스프레스), 동원그룹(로엑스), 등의 대기업 군의 택배사업 진출은 동부익스프레스와 로젠택배 만을 남기고 모두 사업을 접은 상황이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현재에도 많은 중견업체가 계속되는 영업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와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