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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정비요금 공표> 국토부 "배째라"?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0-05-27 08: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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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비업계 잇따른 실력행사에도 요지부동
보험 정비요금를 조속히 공표하라는 자동차정비업계의 잇따른 실력행사에도 불구하고 국토해양부가 끄떡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잇따른 집단시위 등으로 정비업계가 서서히 지쳐가는 모습이다.

국토부는 지난해 자동차보험 정비요금 공표를 위해 연구용역을 실시해 그 결과가 나왔음에도 보험 정비요금 공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를 끝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실제로 국토부 관계자는 "힘에서 국토부가 밀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의거, 국토부 장관이 보험사와 정비사업자간 보험 정비요금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적정 정비요금을 공표하도록 돼있으나 정부의 권력구조상 기획재정부 또는 그 이상의 사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국토부만 욕을 먹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국토부가 관계부처와 협의를 이유로 보험 정비요금을 공표하지 않자 서울정비조합은 연관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기재부에 민원을 청구, 기재부와 협의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받아냈다.

서울정비조합 관계자는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주무장관은 다른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물품의 가격 또는 요금을 정하거나 변경하고자 할 때에는 기재부와 협의토록 규정돼 있으나 기재부에 민원을 청구한 결과 정비요금은 협의대상이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회신을 통해 "정비요금은 자배법 16조에 의한 국토부의 조사연구결과로,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요금 또는 수수료가 아니므로 협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서울정비조합 관계자는 "지금까지 '관계부처와 논의 중'이라는 말을 믿어 왔는데, 그동안 국토부가 거짓말을 한 것 아니냐"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국토부와 기재부, 누구의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국토부가 단독으로 정비요금을 공표할 수는 없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그렇다면 정비요금은 언제쯤 공표될까?

무조건 미룰 수 만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지만 정비업계의 집단시위 등 잇따른 실력행사로 체면이 구겨지고 감정이 상한 정부가 '배째라'라는 식으로 나갈 공산도 크다. 정부 일각에서는 '갈 때까지 가보자'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으며, 보험 정비요금 공표제 폐론도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비업계에서는 지방선거와 관련, 결국 지방선거 후에 공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비업계는 늦어도 지난달 공표될 것으로 기대하고, 예정돼있는 실력행사도 취소했기 때문에 낙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자동차검사정비조합은 지난 3월19일과 27일 두차례 가진 뒤 일단 유보한 대정부 투쟁 궐기대회를 지난 15일 오후 2시 서울역 광장에서 다시 강행했다.

국토부는 공표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으나 현재의 분위기상 지방선거 후가 유력하다. 보험 정비요금 공표가 자배법 상에 명시돼 있는데다가 공표를 위해 연구용역까지 실시했고 지난 2005년 처음 공표된 이후 5년만에 공표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악의 사태까지는 가지않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보험 정비요금이 공표된다고 해도 용역결과대로 발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또 요금 공표를 권역별로 할 것인지, 전국 요금으로 할 것인지도 검토하고 있으나 전국 요금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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