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악화, GM대우와의 결별 등 악재에 시달리던 대우자동차판매가 결국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워크아웃 방침에 동의하면서 앞으로의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대우차판매는 지난 8일 건설부문의 지급보증 채무와 최근 GM대우차의 판권계약 해지로 인한 자금난 해소를 위해 산업은행에 워크아웃 동의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우그룹 해체 무렵 워크아웃에 들어가 졸업한 지 8년만이다.
이에 따라 대우차판매의 채무상황은 한시적으로 동결·유예된다. 산업은행, 신용보증기금 등 채권단이 오는 14일 회의를 거쳐 75%가 동의하면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된다. 최악의 경우 14일 회의에서 워크아웃이 부결되면 법정관리나 청산절차를 밟을 수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워크아웃이 결정돼도 숙제는 쌓여있는 상태다. 워크아웃이 결정되면 3개월간 채권단의 실사가 실시되고 대우차판매는 채권단을 만족시킬 수 있는 자구노력이행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큰 폭의 구조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경영진 교체 △인력 감축 △자동차판매부문과 건설부문의 통합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채권단은 대우차판매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보유 중인 인천 송도 토지와 건설부문 사업권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대우차판매은 채권단이 송도 개발사업에 투자자로 참여하면 유동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채권단에서는 개발사업 완료기까지 많은 시일이 소요된다는 점을 가만, 매각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차판매는 인천 송도 53만8600㎡(약 16만평) 부지에 대규모 주상·문화 복합단지 사업을 추진 중으로 토지가격만 최대 1조2000억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승용·버스·트럭·건설 등 4개로 구성된 사업부문의 통폐합과 우리캐피탈과 서울중고차경매장, 부산 토지 등도 매각을 추진하는 중이다.
워크아웃 신청으로 구조조정을 원활히 하기 위해 대우차판매의 이동호 사장 등 임원 30명은 일괄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차판매는 건설 경기 침체로 아파트 미분양이 쌓이면서 지난해 11월부터 건설 부문에서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를 대지급해 주면서 유동성이 고갈되기 시작했다. 이 자금만 해도 7000억∼8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차판매는 전체 매출의 22%를 차지하던 건설부문의 수익악화와 GM대우의 지역총판제 실시로 469억원의 적자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