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차량 전체를 꽃담황토색으로 입힌 해치택시 출고가 지연될 것으로 예상돼 꽃담황토색 택시 이외의 차량도 등록될 수 있도록 25개 자치구에 공문을 보냈다고 10일 밝혔다.
서울시는 2월1일부터 중형택시로 꽃담황토색 해치택시만 등록될 수 있으며, 꽃담황토색 해치택시가 아닌 중형택시는 등록될 수 없도록 각 구청에 지시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해치택시 생산을 앞두고 있는 현대·기아차의 내부 준비 과정 때문에 조금 늦어지고 있다"며 "3월 중에는 해치택시가 생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미국 뉴욕의 옐로우캡이나 영국 런던의 블랙캡 처럼 서울시내 모든 택시 디자인을 서울 고유의 꽃담황토색을 입힌 해치택시로 통일하기로 하고, 택시 제작 단계에서 미리 꽃담황토색으로 입혀 출고될 수 있도록 자동차 제작 업체와 협의하고 있다.
하지만 해치택시 도입에 불만을 제기해온 자동차 제조사들은 업계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서울시의 '속도전'을 성토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택시차량 시장점유율 85%를 차지하고 있으나 택시수요가 한정된 만큼 특정 색상의 택시 생산은 여러 면에서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서울시가 차량 도색을 물감 색칠하는 것처럼 간단한 공정으로 이해하고 있어 답답하다"며 "서울시 관계자들이 일정을 맞추려고 수시로 공장을 찾아와 차량 생산을 독촉하는 바람에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토로했다.
택시차량 시장점유율이 낮은 르노삼성과 GM대우는 최근 코트라의 외국인투자 옴부즈맨 전담팀에 '서울시 정책이 진입규제'라는 민원을 제기했다.
택시업계의 불만도 높다. 택시업계는 "여러 문제점이 있는데도 추진하려고 하는 것이 문제"라며 "서울시가 전시행정만 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택시업계는 "색깔 자체가 너무 촌스럽다", "시장이 바뀌면 어떻게 될 지 모른다"며 썩 내키지 않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