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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리콜사태, 자동차 컴퓨터화 결함때문?
  • 이병문 기자
  • 등록 2010-02-07 18: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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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슷한 문제 빈번할 듯…원인 규명은 한 건도 없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도요타 리콜 사태가 세계 자동차업계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동차의 컴퓨터화에 따른 결함이라는 주장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교통부 산하 교통안전국(NHTSA)은 도요타 차량의 급발진 현상에 새로운 원인이 있을 수 있다며, 전자제어장치(ETCS-i)가 달린 모든 메이커의 차량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미국에서 도요타 차량 결함에 대한 소송중 상당수는 가속페달이 아니라 전자 컴퓨터제어장치(ECU)와 전자식 스로틀 바이 와이어 문제때문이다.

2000년 이후 자동차는 급속하게 전자화됐다. 요즘 자동차는 인간의 시각·지각·후각 등을 모두 전자화했다. 동공을 카메라가 감시해 일정 시간 반응이 없으면 졸음운전으로 판단하고 운전자를 깨워 준다. 충돌 위험이 다가오는데도 브레이크 조작이 없으면 컴퓨터가 대신 브레이크를 밟는다. 운전석에 달린 후각 센서가 음주 상태를 측정해 시동을 걸지 못하게 하는 장치도 나왔다.

최근 전 세계의 상당수 자동차들은 케이블 방식이 아닌 전자식 스로틀 바이 와이어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기존 차량의 경우 가속 페달을 밟으면 케이블의 압력에 의해 스로틀 밸브가 열리는 방식이지만, 전자식 스로틀 바이 와이어 시스템은 페달의 압력을 전기신호로 바꿔 엔진에 전달하는 것이다.

현재 중소형차급 차량은 이 시스템이 적용되지 않고 있는 게 많지만, 고급 차량일수록 적용사례가 많다. 국산차 중에도 고급차 중심으로 이런 시스템이 많이 적용돼 있다. 현대차도 2003년 이후 신차에 전자장비를 대거 채용했다. 제네시스·에쿠스 등 고급차나 새로 나온 쏘나타는 전자화에 있어 도요타·혼다 등 일본차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량의 전자화는 급가속·급발진 사고의 급증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자장비 이상으로 추정되는 급발진이나 급가속 피해는 매년 수백 건씩 접수된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이런 상담이 2006년 112건, 2007년 119건, 2008년 101건, 그리고 지난해 81건 등 꾸준히 접수됐다.

만약 도요타 리콜의 원인이 전자장비 오작동으로 밝혀질 경우 파문은 세계 자동차 업계 전체로 번질 수 있다. 2000년 이후 세계 각국의 소비자 단체에는 전자장비 이상으로 보이는 수만 건의 급발진·급가속 피해가 접수됐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ECU와 전자칩은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가 대부분 비슷해 도요타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급발진 원인이 제대로 규명된 것은 단 한 건도 없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도요타의 급가속이 전자장비 문제로 판명될 경우 세계 자동차 업체 모두가 리콜 사태를 겪는 공동운명이 될 것"이라며 "자동차의 구조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컴퓨터를 통한 통제가 주요 시스템화 되면서 유사한 문제가 앞으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일반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입증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것이 한결같은 이야기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대부분은 일종의 `버그(bug)`를 포함하고 있고 때로는 이를 해결하는 것이 상당히 난해할 때가 있다. 특히나 자동차와 같이 다양한 센서가 연계된 복잡한 시스템에 적용되는 소프트웨어라면 더욱 그렇다.

PC는 재부팅을 하면 그만이지만 자동차는 안전과 결부된 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비슷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자동차 업계가 진정으로 `스마트(smart)`한 차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더욱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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