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오르기 시작한 차량용 LPG와 휘발유·경유 가격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자, 가뜩이나 어려운 자동차운수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지역 차량용 LPG 가격은 ℓ당 972.89원으로, 지난해 최저 가격인 7월의 766.56원보다 206.33원이 껑충 뛰었다. 6개월 전 보다 무려 27% 가량이 인상된 것으로, 특히 연초부터 국제유가 상승세를 타고 더욱 급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차량용 LPG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은 국내 LPG공급회사인 SK가스와 E1측이 국제가격인상을 이유로 공급가격을 계속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택시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으며, 가격인하를 요구하고 나서는 등 반발하고 있다.
택시업계는 "LPG업계의 담합으로 가격이 계속 인상돼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LPG업계의 담합 문제가 불거진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LPG가격이 오르고 있는데 이는 LPG업계가 과징금 6689억원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인택시기사 A씨(38)는 "추운 날씨로 인해 거리에 사람들이 나오지 않아 지난 연말 대목에도 허탕을 쳤다"며 "하루 12시간을 일해도 가스비가 올라 몇 만원 가져가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경유가격도 크게 올라 화물차 운전자들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13일 서울지역 경유가격은 ℓ당 1537.18원으로 지난해 최저가격인 3월의 1303.85원보다 233.15원, 18%나 상승했다.
화물차 운전기사 A씨(55)씨는 "빚을 내 화물차를 구입해 이자내기도 빠듯한데, 최근 기름값짜지 올라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투자한 돈에 비해 수익은 적고, 그렇다고 차를 다시 팔수도 없는 상황이라 정말 난감하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교통문화시민연대와 포항·울산·경주 법인택시사업조합 및 노동조합은 12일 오전 11시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LPG가격 인하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즉시 LPG가격을 인하할 것을 촉구하며, 지난해 말 공정위가 LPG업계에 부과한 과징금을 소비자인 택시와 서민에서 환원할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정부에 대해 △수입사·정유사들의 일방적인 가격결정 방식 철폐 및 경영투명화를 위한 LPG원가내역서 공개 △자율 가격경쟁 및 가격안정화를 위한 수입선 다변화 △최고가격제(가격고시제) 시행 △정부주관 유가감시단에 택시업계 포함 등 관계법령 개정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