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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폭설과 한파로 수도권 전철 1호선이 연일 난리다. 출입문 고장에 따른 운행 중단과 지연 운행 사태가 이어지면서 출ㆍ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다른 기관이 운영하는 지하철이나 코레일이 운영하는 과천ㆍ안산ㆍ분당선에서는 출입문 고장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반면, 1호선에서는 출입문 고장이 이어졌다.
KTX나 다른 열차들은 큰 문제가 없이 운행이 되고 있는데 왜 유독 수도권 전철 1호선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일까? 코레일은 그 이유로 서울~인천, 서울~천안 등 1호선 구간의 물리적 특성을 들었다. 이 구간은 지하 구간이 많은 다른 노선과는 달리 눈과 찬 공기에 노출되는 지상 구간이 길고 역간 거리가 멀다.
전동차 출입문은 '슬라이딩 도어'(미닫이문)이다. 주행 중 문과 문의 측벽 사이 틈으로 눈이 유입돼 녹으면서 얼어붙게 되면 출입문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한다. 또 좌측 문을 연속으로 사용하다 갑자기 우측 문을 사용할 경우가 있는데 이때에는 장기간 작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꽁꽁 언다.
1호선 전동차의 차량형식은 서울메트로 등 국내 다른 전동차 운영기관과 같지만 다른 기관의 전동차는 지하구간을 운행하고, 코레일 차량은 지하구간보다 훨씬 추운 지상 구간인 천안·소요산(동두천)·문산 등을 운행하는 특성에 따라 잇단 고장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코레일 측 해명이다.
한편 노조는 전동차의 출입문 제어 장치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고장이 잦은 전동차는 지난해 7월부터 운행하고 있는 신형 차량으로 출입문 제어 방식이 공기 압력식이 아닌 기계식이라는 것이다. 기계식은 온도에 민감하고 힘이 약해 결빙에 취약하며 공기 압력식과 달리 사람 힘으로 잘 개폐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이와 함께 사측이 인력 감축에 치중해 비상 사태 대응력이 떨어뜨린 점도 문제로 꼽았다. 과거에는 주요역마다 비상 인력을 배치해 출입문 결빙 시 강제로 열고 닫았는데 직원 수가 줄어 이 작업을 할 인력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