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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전세버스 사고원인은?
  • 이병문 기자
  • 등록 2009-12-25 16:2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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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전 미숙-부실 가드레일-지입차량 등이 원인
 

18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주 전세버스 추락 사고의 주요 원인은 운전 미숙과 안전 의식 부재, 부실 가드레일, 지입차량 문제 등으로 요약된다.

교통전문가들은 경주 전세버스 추락사고의 원인으로 우선 사고버스 기사의 내리막길 변속기 사용, 과격한 핸들 조작 등 운전미숙과 안전의식 부재를 들고 있다.

내리막 굽은 도로에서는 변속기와 제동장치, 과격한 핸들 조작을 하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경주 사고에서는 거꾸로 이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

또 버스 기사가 운행 지역의 도로 정보를 사전에 수집하지 않은 것도 큰 문제다. 특히 관광버스 운전자는 전국의 도로를 운행하는 만큼 도로 정보에 밝아야 하는데 이런 점이 완전히 무시됐다.

터졌다 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버스 운전에서는 심리적·육체적 안정이 중요한데 이번 경주 사고 운전기사는 피로도가 누적됐으며 운전자 자질도 부족했다.

도로에 대한 관리·감독 소홀도 점입가경이다. 버스 추락사고 지점의 가드레일이 부실 시공된 것으로 드러났으나 공사를 발주한 경상북도 종합건설사업소는 24일 현재까지 '시공업체'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사고 지점 도로는 1989년 준공됐다. 준공 당시에는 콘크리트 방호벽만 있었다. 이후 사업소 측은 2000년대 이후 가드레일을 설치한 것으로 추정하나 정확한 설치 시기와 시공업체에 대해선 전혀 모르고 있다.

사업소 측은 "공사 서류는 보통 3년이 지나면 폐기하고 산발적으로 공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시공업체를 찾을 방법이 없다"며 "보수 때도 사고를 낸 당사자가 보험사와 협의해 그때그때 설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경주 관광버스 추락사고 지점의 가드레일은 폭 16m의 지주를 지탱했던 기둥 4개 중 1개의 길이가 표준 220cm의 절반(110cm)에 불과했다. 최소 150cm는 땅속에 박혀 있어야 하지만 문제의 기둥은 40cm 정도만 묻혀 있었다.

도로건설의 한 관계자는 "땅속에 규정(150cm)대로 묻혀 있는 가드레일과 사고 가드레일(40cm)은 지탱력에서 8배나 차이가 난다"며 "부실 시공 가드레일은 아무리 강도가 세도 무용지물이다. 불량 가드레일은 대형 추락 사고의 주범"이라고 말했다.

사고 가드레일은 이전에도 보수를 거쳤을 가능성이 있다. 사고 가드레일을 보수한 업체 관계자는 "사고 가드레일은 주변 가드레일과 색깔이 완전히 달랐다"며 "한번쯤 유지 보수됐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보수를 한 가드레일조차 관리·감독을 거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경북 종합건설사업소 관리자, 설치·보수 업체 등을 대상으로 부실 가드레일을 공사한 업체를 찾고 있지만 기록이 없어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전세버스업계의 고질병인 지입차량 운행이 근본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많다. 전국 대부분의 전세버스회사가 지입차량을 운행하면서 크고 작은 사고를 불러오고 있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건강보조식품회사 대표를 불러 조사를 벌인 결과 사고 버스가 골드개발 관광버스 회사소유가 아닌 건강보조식품 회사 대표 소유임을 확인하고 허위진술을 한 관광버스 회사 대표이사 조모(54)씨와 건강식품 대표 김모(49)씨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경찰은 지입차량의 경우 차량정비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무리한 운행을 하면서 대형사고를 불러온 것으로 보고 지입차량 실태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특히 전국 상당수 전세버스회사가 지입차량으로 운행하면서 크고 작은 사고를 불러오고 있는 것으로 보고 대형사고를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해 현재 등록제로 돼 있는 전세버스 사업자 규정을 허가제로 바꾸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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