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사업개시 목표…중소 물류업체들 강력 반발
한진과 대한통운이 중소기업들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온 중량물 택배시장(정기화물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 물류 업체들은 자금력을 갖춘 거대 물류기업들이 중소기업 영역까지 진출해 약육강식 구도를 형성한다면 고사할 수밖에 없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은 내년 초부터, 대한통운은 내년 하반기부터 중량물 택배 사업을 본격 시작한다는 목표 아래 관련 작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량물 택배 사업은 30㎏ 이상의 물품을 취급하는 것으로 일반 택배시장과는 취급 물품이나 고객에서 차이가 있다. 현재 중량물 택배 사업은 대신택배, 경동택배 등 물류업계 내 중견 기업이 담당해 왔으며 시장 규모는 연간 8000억원대다. 30㎏ 미만 화물을 다루는 국내 택배 시장은 2조5000억원 규모다.
한진과 대한통운은 기존 택배 사업의 확장 개념으로 중량물 택배 사업을 시작하며 기존의 전국 물류센터를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중소 물류업체들은 대기업이 중소기업 영역까지 침범하는 데 대해 강력 반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992년 이후부터 대기업들이 경량물 택배 사업을 조금씩 시작해 결국 시장을 차지했다"며 "이제 중량물 택배 사업까지 뛰어든다면 중소업체들의 입지는 조만간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진과 대한통운은 "아직 사업 성격이 정해지지 않았으며 택배사업의 확장개념을 갖고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들 회사가 내년에 사업을 개시할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한 화물회사의 관계자는 "물류 대기업들이 신사업을 개발하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등 글로벌 물류업체들과의 경쟁쪽으로 사업 영역을 확충해야지 중소기업들이 활동하고 있는 소규모 국내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기업형슈퍼마켓(SSM) 사태처럼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더라도 상도의적으로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