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업참가자 99% 복귀…5일 열차운행 완전 정상화
8일째 최장기 파업을 이어왔던 철도노조가 3일 오후 6시 기자회견을 갖고 파업을 전격 철회했다.
노조집행부의 현장 복귀 지시에 따라 1만여명의 노조원들이 속속 업무에 복귀하면서 5일부터 모든 열차 운행이 완전 정상화 될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은 철도노조 파업 복귀 첫날인 4일 오후 4시 현재 △KTX·전동차·통근형열차 100% △새마을호 85.7% △무궁화호 78.8% △화물열차 53% 등 총 91.3%의 운행률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코레일 관계자는 "철도노조 파업 참가자 1만1794명 중 1만1791명(99.9%)가 복귀했다"며 "5일부터 열차운행은 완전 정상화 된다"고 말했다.
역대 파업 기간 가운데 가장 길었던 이번 철도노조의 파업은 자칫 장기화로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철도노조는 시간이 흐를수록 악화되는 국민여론 과 정부의 강경한 대응으로 더이상 파업을 이어 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철도노조는 사측이 노조의 정당한 투쟁에 귀 기울이는 대신 공공권을 이용해 탄압하기만 했다며 이제는 파업을 푼 만큼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철도공사(코레일)는 노조가 3차 파업을 준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번 파업 철회는 사실상 파업 중지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번 파업 철회에 대해 뒤늦었지만 환영한다면서도 법과 사규를 위반한 불법파업인만큼 노조에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번 파업으로 인한 코레일의 손해액은 91억8300만원(여객부분 16억7300만원, 화물부분 50억9900만원, 대체인력 비용 24억1100만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파업은 끝났지만, 과제도 산적해 있다. 파업 중단에도 불구하고 검·경의 체포 및 사법처리가 이어지고, 회사 역시 가담자에 대한 처벌을 다짐하고 있어 새로운 불씨가 될 수 있다. 코레일은 이번 기회에 노조에 본때를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임단협 등도 다 뜯어고쳐서 공기업 선진화의 표본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철도파업의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안이 된 임단협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데 양측의 입장차가 너무 커서 이 과정에서 다시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다. 임금피크제 및 연봉제 도입, 조합 전임자 축소, 유급휴일 등에서 양측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해고자 복직 문제나 정원감축 취소 등은 더 접점을 찾기 힘든 핵심 안건이다.
일단은 수세에 몰린 노조가 파업을 철회했지만, 막상 협상에 들어가면 조합원들을 무시할 수 없어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김기태 노조위원장이 ‘조건부 파업 중단’이라는 표현을 쓰며, “여차하면 3차 파업을 할 수 있다.”고 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